【 앵커멘트 】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에 증시가 출렁이고 있습니다.
뉴욕특파원 연결해서 현지 분위기 알아보겠습니다.
김용갑 특파원,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 이후 현지 분위기 전해주시죠.

【 기자 】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한 곳인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3대 신용평가사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하향한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입니다.

2011년도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가 미국의 등급을 하향한 바 있습니다.

피치는 이번 신용등급 하향의 배경으로 미국의 재정 악화를 지목했습니다.

미 정부의 재정적자는 지난해 GDP 대비 3.7%에서 올해는 GDP 대비 6.3%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앞으로 이자 상환 부담 증가로 지출 증가를 전망했습니다. 또 소비 둔화로 미국 경제는 내년 1분기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봤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부채한도를 놓고 의회와의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정치권이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놓고 디폴트가 임박해서야 협상에 나서는 일이 반복되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한 겁니다.

당장 미국 내 분위기는 경각심보다는 피치의 신용등급 하향에 대한 반발이 대부분입니다.

백악관 대변인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 회복세를 보이는 미국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은 현실에 어긋난다"고 지적했고,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피치의 결정에 대해서 '자의적'이라고 평가하며 "시대에 뒤떨어진 결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월가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캐나다를 포함한 국가들이 미국과 미군이 만든 안정성에 의존하면서 미국보다 신용등급이 높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알렉 필립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등급 하향은 최신 재정 정보가 반영된 것이 아니다"라며 "등급 강등으로 미 국채를 강제로 매도해야 하는 채권 보유자는 없을 가능성이 높아 금융시장에 직접적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처럼 미국의 분위기는 피치의 신용등급 하향에 부정적인데요.

새로운 정보가 없는 결정이고, 정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했다는 점에서 일시적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다수입니다.

【 앵커멘트 】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하향의 영향이 장기화할지는 의문이지만, 당장 오늘은 시장에 영향을 주는 모습입니다.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 여파에 뉴욕증시는 일제히 급락했습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48.16포인트, 0.98% 하락한 3만5천282.52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63.34포인트, 1.38% 하락한 4천513.3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10.46포인트, 2.17% 하락한 1만3천973.45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시장에서 신용등급 하락이 장기적으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졌지만, 시장은 당장 불확실성에 반응하는 모습입니다.

또 이날 발표된 미국의 민간 고용지표도 증시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민간 부문의 일자리가 깜짝 증가했기 때문인데요.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에 따르면, 미국의 7월 민간기업 고용은 전월 대비 32만4천개 증가했습니다.

지난 6월 증가폭인 45만5천 개와 비교하면 미치지 못하지만, 7월 수치도 고용시장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경제지표입니다.

호텔과 레스토랑 부문에서 일자리가 20만1천개 급증했습니다.

다만, 임금 상승률은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임금 상승률은 6.2%를 기록했는데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입니다.

전날 발표됐던 미 노동부의 구인·이직 보고서에서는 미 연준의 의도대로 고용시장의 열기가 식어가는 모습이 나왔는데, 이날은 반대되는 수치가 나왔습니다.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도 움직였습니다.

반도체기업 AMD는 전날 부진한 2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7% 하락했습니다.

CVS헬스가 2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CVS헬스는 미국의 유명 약국 체인을 소유하고 있는데요. CVS에서는 의사 처방이 필요없는 의약품이나 화장품 등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CVS헬스는 2분기 매출 889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우리돈 약 115조 원에 달합니다.

팩트셋이 집계한 애널리스트들 864억 달러를 전망했으나 이를 웃돌았습니다.

2분기 주당순이익도 2.21달러로 월가의 전망치 2.11달러를 상회했습니다.

매출과 주당순이익 모두 전망치를 웃돌면서 주가는 3.33% 상승했습니다.

CVS는 연간 이익 전망치를 낮췄습니다.

기존에는 주당 6.90~7.12달러를 예상했으나, 이번에 6.53~6.75달러로 하향했습니다.

CVS는 실적 발표에 앞서 비용 절감을 위해 약 5천명의 해고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날 장 마감 이후에는 퀄컴이 2분기 실적을 공개했는데요.

퀄컴의 매출은 84억4천만 달러로 예상치 85억 달러를 밑돌았고, 주당 순이익은 1.87달러로 시장의 전망치였던 1.81달러를 웃돌았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매일경제TV 김용갑입니다. [ gap@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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