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합병 상장, 절반 이상이 '적자'…"프로세스 다시 살펴봐야"

【 앵커멘트 】
최근 스팩을 통한 상장이 활발한 가운데, 스팩 합병 상장에 성공한 기업들의 절반 이상이 '적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절차가 비교적 간단한 스팩을 활용한 상장이 많아질수록, 증시 내 부실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문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2년 동안 스팩 합병 상장에 성공한 기업은 총 35개.

이 가운데 63%가 지난해 말 기준(12월 결산) 당기순이익이 모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스팩 합병 상장에 성공한 메쎄이상과 라이콤, 옵티코어 등 22개 기업이 모두 순손실을 기록 한 겁니다.

주가 역시 코스닥 입성 전후로 반짝 급등했다가 폭락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메쎄이상은 코스닥 상장 전날 최고점에 달한 후 어제(31일)까지 37% 가량 급락했고, 라이콤 역시 코스닥 입성 다음날 최고점 대비 어제까지 44.5% 폭락했습니다.

이밖에 옵티코어 등 다른 스팩 합병 상장 기업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스팩이란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특수목적회사를 말하는데, 증권사는 스팩을 만들어 공모주 청약을 통해 자금을 조달합니다.

이후 스팩이 상장되면 증권사가 인수합병할 회사를 찾게 되고, 이후 스팩이 기업을 인수하면 합병회사 이름으로 재상장하게 됩니다.

문제는 스팩을 통해 상장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스팩 합병 상장 기업은 전년 대비 증가했으며, 올해도 5곳이 이미 스팩 합병 상장을 마쳤습니다.

침체된 증시에 기업들이 IPO보다 절차가 간단한 스팩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

스팩은 일반 공모와 달리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할 필요가 없으며, 상대적으로 상장 기간이 짧고 완화된 심사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신규 스팩 공모 건수도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신규 상장된 스팩은 이미 7개에 달하며, 향후 상장을 준비하는 스팩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스팩 수가 늘어날수록 무분별한 합병 상장에 따른 부실기업이 많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인터뷰(☎) : 홍기훈 /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 "요새 실적 없이 상장하는 회사들이 자본시장에 피해를 많이 입히고 있어요. 상장하지 말아야할 회사를 정부에서 일부러 상장을 시키는데, 이게 사모펀드나 VC의 도덕적 해이를 갖고 와요. 전반적으로 프로세스 다 다시 봐야 돼요. 왜 이들에게 이런 특혜를 주고 있는지를…."

스팩은 일반 IPO보다 기업 검증이 덜 될 수 있으므로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매일경제TV 조문경입니다. [sally392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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