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영업손실' 교촌치킨, 가격 인상에 치즈볼 끼워팔기까지 '눈살'

【 앵커멘트 】
배달 치킨 3만 원 시대가 열렸습니다.
교촌 치킨이 주요 메뉴 가격을 3천 원씩 인상하고 나선 건데요.
그런데 몇천원 짜리 사이드메뉴까지 끼워팔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구민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치킨 프랜차이즈 중 가맹점 평균 매출이 가장 높은 '교촌치킨'.

가맹점 수와 신규개점 수에서는 경쟁 업체에 밀렸지만, 가맹점 평균 매출액만은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그러나 매출액과는 별개로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4분기 3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해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 역시 89억 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78%나 감소했습니다.

이에 교촌치킨은 1년여 만에 또 한 번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신제품을 제외한 모든 메뉴를 3천 원씩 인상한 겁니다.

한층 비싸진 치킨 가격에 5천 원 안팎의 배달료까지 더하면 배달 치킨 한 마리 가격이 3만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가격 인상에 더해 교촌치킨이 무리한 끼워팔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배달의 민족의 빠른 배달 서비스 '배민1'과 '쿠팡이츠'에 입점한 교촌치킨 가맹점들이 모두 단품 메뉴를 팔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같은 지점에서 판매하는 메뉴를 두 개의 배달앱을 통해 비교해봤습니다.

배민1에서는 사이드메뉴 '치즈볼'을, 쿠팡이츠에서는 '웨지감자'를 끼워 팔고 있었으며, 단품은 취급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빠른 배달을 원하는 소비자의 경우, 울며 겨자먹기로 세트 메뉴를 주문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소비자들은 가뜩이나 비싼 가격에 별로 먹고 싶지 않은 세트메뉴까지 억지로 주문해야 하니 곤란하다는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치즈볼과 웨지감자 모두 조리가 간편한 냉동식품이라 적은 인건비로 단가를 높이기 유리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각종 물가가 오른 만큼 소상공인들도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힘든 경제 상황을 막론하고 소비자의 선택의 권리를 침해한 것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 인터뷰(☎) : 이은희 /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업계 1위 업체가 소비자의 선택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자유시장경제에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배달 수수료가 높다 보니 가맹점들이 일정 마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세트메뉴를 팔았다며, 시기를 조절해 단품 메뉴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교촌치킨의 가격 인상과 끼워팔기 논란으로 소비자들의 심리적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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