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끝모를 추락…"입주 물량까지 늘어 하락세 지속될 듯" 전망 잇따라

【 앵커멘트 】
고금리와 집값 하락으로 전세 선호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전셋값이 크게 하락했는데요.
설상가상으로 올해 대규모 입주 물량까지 겹치면서 전셋값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보도에 김두현 기자입니다.


【 기자 】
올해 3월 입주를 앞둔 강남구 개포동의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이 단지의 전용 49㎡ 전세 매물이 이달에만 3번 가격이 떨어지면서 6억 원 선이 깨졌습니다.

국민평형인 전용 84㎡도 9억 원까지 내려왔습니다.

바로 옆 단지인 디에이치아너힐스 전용 84㎡ 전세가 지난해 최고 17억 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신축임에도 반값 가까이 떨어진 것입니다.

▶ 인터뷰(☎) : 장혜나 / 서울 강남구 개포동
- "개포동에 작년 초에 전세로 들어왔는데 그때 당시 10억원 초반에 들어왔어요. 최근 전셋값이 5억~6억 원 떨어져서 전셋값을 못 돌려받을까 무섭고요. 개포자이나 디에이치 등도 곧 입주할 거란 이야기가 나와서 더 떨어질 것 같아서 무서운 생각이 드네요"

입주 물량의 영향을 받은 것은 강남 개포동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잠실의 파크리오는 2년 전 15억9천만 원으로 거래됐던 전셋값이 지난 18일 7억 원까지 떨어졌습니다.

9천 세대가 넘는 대단지인 헬리오시티도 지난해 15억8천만 원을 찍었던 전셋값이 지난 19일 8억 원에 거래됐습니다.

강남의 주요 아파트들도 최고점 대비 7억~9억 원 정도가 빠진 것입니다.

문제는 앞으로도 전셋값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전셋값 하락을 막을 탈출구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고금리와 집값 하락으로 전세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전셋값이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 수도권 대규모 입주물량에 부동산 규제완화로 인한 전세 매물 증가까지 겹쳤기 때문입니다.

입주 물량은 수도권에서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48%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다음 달에만 전국에서 총 3만5천 가구가 입주를 진행하는데 수도권에만 2만5천 가구로 약 70%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또한 정부의 대규모 부동산 규제 완화로 전셋값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거주 의무가 폐지되면서 급매 대신 전세라는 선택지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를 증명하듯이 지난주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값은 전주보다 낙폭이 완화됐으나, 전셋값은 오히려 낙폭이 확대됐습니다.

전문가는 전세 수요 부진으로 전셋값 하락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 인터뷰(☎) : 권대중 /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갈아타거나 또는 전세수요가 전세수요로 남아야 하는데 불구하고 월세로 또 빠져나갔습니다. 공급량은 있는데 수요가 감소하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서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파트 전셋값이 고점 대비 반값 가까이 하락하면서 빌라에 이어 아파트 역전세난 우려도 더욱 깊어질 전망입니다.

매일경제TV 김두현입니다. [ kim.doohyeon@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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