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받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CEO
“계속 돈 넘쳐난다 오판해 위기관리 안한 듯”

테슬라와 줌 등 기술주가 폭락하면서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이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올해 16%의 손실을 기록한 반면, 우드 CEO의 대표 상품인 아크이노베이션 ETF의 손실은 63%나 됐다”면서 “투자자들이 캐시 우드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다”고 전했다.

우드 CEO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 직후 테슬라 등 고성장 기술주를 집중 매입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스타 투자가다.

국내에서도 ‘돈나무 언니’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잘 알려졌다.


하지만 40여 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이후 우드 CEO의 펀드는 시장 수익률에도 한참 못 미치는 초라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날 아크이노베이션 ETF의 주당 순자산가치는 약 34달러로 최근 5년간 최저 수준이다.

시장 수익률보다도 훨씬 저조한 이유는 우드 CEO가 주가 하락에도 기술주의 반등을 과신하며 공격적으로 사들였기 때문이다.


우드 CEO는 화상회의 업체 줌의 경우 오는 2026년까지 주가가 1500달러로 뛰어오를 것이라면서 지분을 늘렸다.

하지만 1년 전 200달러 선이었던 줌의 주가는 현재 70달러까지 떨어졌다.

우드 CEO는 오는 2030년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100만 달러로 폭등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으면서 가상화폐 관련 종목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펼치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2021년 11월 최고점 대비 약 75% 폭락했다.


아크이노베이션 ETF는 미국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의 2대 주주지만, 올해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83%나 하락했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자금을 회수하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투자 중계업체인 위불 파이낸셜에 따르면 올해 아크인베스트먼트에 돈을 맡긴 고객 계좌가 8% 줄었다.

지난달 30일에는 하루에만 1억4600만 달러(약 1조9000억 원)가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엑센셜 웰스 어드바이저스의 존 버킷-세인트로렌 선임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시장에 돈이 넘쳐나는 상황이 영원히 계속되리라 판단한 것”이라며 “위기관리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A에서 열린 밀컨글로벌콘퍼런스에 참석한 스티븐 므누신 전 미국 재무장관이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CEO(사진 가운데)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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