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자민당 당3역 수준의 고위 간부가 19년 만에 대만을 방문하는 등 '중국의 팽창주의' 영향으로 양국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규슈 구마모토현에 공장을 짓고 있는데 추가 공장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등 반도체 협력도 깊어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 10일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회담했다.
자민당 고위 간부인 당3역(간사장·정조회장·총무회장) 중 한 명이 국교가 없는 대만을 방문한 것은 2003년 아소 다로 당시 정조회장 이후 19년 만이다.
차이 총통과 하기우다 정조회장은 회담에서 중국이 군사적 압력을 강화하고 있는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을 위해 양국 협력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 총통은 "대만은 일본과 안보 등 각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심화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롭고 열린 평화와 안정을 촉진해가고 싶다"고 말했다.
하기우다 정조회장은 "일본에 있어 대만은 자유, 민주주의, 기본 인권, 법의 지배라는 기본적 가치관을 공유하며 긴밀한 경제협력과 인적 왕래를 갖고 있는 매우 중요한 파트너이자 친구"라고 설명했다.
하기우다 정조회장은 대만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지지한다는 뜻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 총통은 회담 후 기자들에게 "대만해협은 안보 면에서도 무역 면에서도 일본에 중요한 해상라인"이라며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는 일본과 확실히 지켜나가겠다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하기우다 정조회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서는 중국이 반발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구마모토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TSMC는 일본 내 추가 공장 건설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허우융칭 TSMC 부사장은 최근 일본 방송 뉴스에서 추가 건설 공장에 대해 현재 건설 중인 구마모토 공장의 효과를 본 후에 추가 계획을 진행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며 검토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TSMC는 9일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지만 현재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지난 9일 TSMC가 일본에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환영하며 투자 계획이 구체화되면 어떤 지원이 가능할지 생각해가고 싶다고 설명했다.
[도쿄/김규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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