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국내 나프타 소비량, 작년보다 15% 줄어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 여파로 석유화학 업황에 먹구름이 낀 가운데 국내 나프타 소비량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프타란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반제품으로, 석유화학 기초 원료로 사용됩니다.

오늘(27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 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나프타 소비량은 3천287만1천배럴로 전월보다 7.4% 감소했습니다.

작년 동월과 비교하면 14.7% 감소한 것입니다.

월별 나프타 소비량은 7월 4천78만8천 배럴에서 8월 3천937만5천 배럴, 9월 3천548만9천 배럴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나프타 소비가 줄어든 것은 경기 침체에 따른 전방 수요 위축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나프타분해설비(NCC)에서 나프타를 고온 분해하면 플라스틱이나 합성고무를 만드는 원료인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얻을 수 있는데, 전방 산업의 제품 수요가 줄면서 나프타 수요도 함께 줄어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 업계의 수익성도 악화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마진은 올해 1분기 평균 t(톤)당 278달러에서 3분기 180달러로 약 35%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3분기(335달러)와 비교하면 46% 급락한 것입니다.

지난달 평균 에틸렌 마진은 176달러, 이달 25일 기준으로는 173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에틸렌 마진은 에틸렌에서 나프타를 뺀 가격으로 보통 300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제품을 만들어 팔아봐야 손해를 보는 셈입니다.

반면 재고자산은 쌓이고 있습니다.

기업분석 기관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석유화학 업종 25개 기업의 재고는 작년 말 20조 4천330억 원에서 3분기 말 29조 7천127억 원으로 45.4% 증가했습니다.

수요 위축과 재고 증가에 대응해 석유화학 기업들은 가동률을 낮추고 있습니다.

LG화학, 대한유화, 여천NCC 등 장기간 정기 보수에 돌입한 기업들도 있습니다.

제품을 만들어 팔아도 손해가 나는 상황이라 일단 공장 가동을 멈추고 정비와 안전에 집중한 뒤 업황이 회복되면 최대한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됩니다.

수요 위축은 원유 수입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페트로넷에 따르면 월간 원유 수입량은 7월 9천817만6천 배럴에서 8월 9천691만7천 배럴, 9월 8천463만3천 배럴, 10월 7천952만8천 배럴로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이를 두고 경기침체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통상 여름보다 가을에 석유제품 소비량이 줄어들기 마련이지만 이런 계절적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감소세가 심상치 않다는 것입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내년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이나 석유 수요 전망치들이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상반기와 비교해 정제 마진도 급락하면서 정유사들이 리스크 관리에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현연수 기자 / ephalon@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