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과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하면서 시중은행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요즘 시중은행 자금 담당 임원은 채권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묘안'을 짜내고 있다.

사실 은행채 발행과 예금 수신은 은행의 대표적인 자금 조달 수단이다.

하지만 레고랜드 사태 후 채권시장 경색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채권 발행을 최소화하고 예금금리도 과도하게 올리지 말라고 거듭 주문하면서 시중은행은 새로운 방법을 궁리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시중은행들은 평소 '다음주에 예금상품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던 것과 달리, 수신금리 인상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권시장 경색이 풀려야 은행도 살기 때문에 금융당국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며 "다만 은행도 늘어나는 기업대출 수요에 대응하려면 자금이 필요한 만큼, 금융당국과 회의할 때 채권시장 안정에 기여하면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 수요가 생기면 은행채를 발행하는 것이 그중 하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국인이 은행채를 사면 신규 자금이 유입되므로 채권시장에도 좋다"며 "지난달부터 은행채 발행을 대폭 줄여왔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잡히면 은행채를 적극 발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행히도 올해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은행채 매입을 늘리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의 원화채 투자 중 은행채가 차지한 비중은 33%로 지난해(17%)보다 크게 늘었다.


은행이 다른 은행에서 발행한 채권을 사주는 '신박한' 아이디어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종의 은행채 '품앗이'인데 금융당국이 우려하는 구축 효과는 없지만 여러 이유로 단 한 번도 추진된 적이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자금 조달 여건이 얼마나 어려우면 이런 방법까지 나왔겠냐"며 "은행도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으니 늦어도 내년 초엔 채권시장에 꼭 온기가 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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