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세계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고 유엔 산하 기구가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3일(현지시간) 발간한 '2022 무역개발보고서'에서 미 연준이 가파른 금리 인상을 이어가면 개발도상국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UNCTAD는 보고서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올리면 이후 3년간 다른 부자 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을 0.5%, 가난한 나라의 GDP를 0.8% 각각 감소시킨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연준은 다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3%포인트 인상했다.

UNCTAD는 이로 인해 가난한 나라들은 앞으로 3년에 걸쳐 경제 생산량이 3600억달러(약 514조원)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이들 국가의 경제적 피해가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연말 최종 금리를 예측한 중간값은 4.4%, 내년엔 4.6%에 달한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BOE)도 최근 수십 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1970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중앙은행이 지난 7월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레베카 그린스판 UNCTAD 사무총장은 제네바 본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경기 침체의 벼랑 끝에서 물러설 시간이 아직 있다"며 "(중앙은행들의) 현재 정책 방향은 특히 개도국들의 가장 취약한 계층에 고통을 주고 있으며, 세계를 경기 침체로 몰아넣을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UNCTAD는 금리 인상은 에너지와 식료품 부족 사태 진정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보다는 에너지 업체들에 대한 일회성 '횡재세' 등 가격상한제를 활용해 물가 급등을 직접 누르는 조치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 집필을 주도한 리처드 코줄-라이트 UNCTAD 팀장은 "중앙은행들이 공급 측면의 문제를 수요 측면의 해법으로 해결하려 한다"며 "이는 매우 위험한 접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UNCTAD는 올해 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3월 전망)에서 2.5%로 내리고, 내년 성장률은 2.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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