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르포] “완주군이 가면 길이 된다.” 로컬푸드 축제의 변신은?

- 전북 최대 면적, 군 단위 인구 최고, 인구 증가 추세
- 재정 자립도 전북 군 단위 최고(16,4%, 전북 군 단위 평균의 2배)
- ‘K-행정’의 모범, 최초와 최고는 완주군 행정의 트레이드마크

“모두가 누리는 미래 행복도시 완주”를 최우선 군정 비전으로 제시한 민선 8기 완주군(군수 유희태)의 현주소이다.

완주군은 10년 차인 와일드 축제의 명칭을 ‘와일드 앤 로컬푸드 축제’로 변경했다. 농식품부의 로컬푸드 지수 평가에서 전국 1위(2021년), 전국 유일의 최우수 S등급(2년연속)을 받은 영향으로 보인다.

그러나 완주군은 특별한 관계가 없는 외지의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지명이다.
완주하면 생각나는 특별한 관광지도, 특산물도, 대표적인 음식도 생경한 지역으로 완주군 브랜드 이미지는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인다. 현장 취재에 동행한 일행들(서울시민)도 완주 행사장에 도착할 때까지 완주군이 낯설기만 하다고들 했다.
“와, 여기 감이 유명한가요?” 고산자연휴양림에 가까워지자 도로변 좌우에 주렁주렁 열려있는 감들을 보며 신기해할 뿐이다. 곶감은 완주군의 대표 특산물이다.

완주군은 원래 전주시와 같은 전주군이었다가, 일제강점기 때 도농 분리 정책으로 인해 도시지역인 전주부와 농촌지역인 완주군으로 행정구역이 분리되었다. '완주(完州)'란 이름 자체가 전주의 옛 이름인 '완산주(完山州)'에서 따온 이름이기도 하다.

완주군은 전라북도에서 면적이 가장 넓은 지역이며 군 단위 인구가 가장 많고 대부분의 군 단위 지자체들이 인구감소로 지역 소멸을 걱정하고 있는 것과는 무관하게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지자체다.

완주군은 전북에서 복지가 다양하고 군민들의 행복 지수가 높은 이색적인 농촌으로 전라선 철도와 호남고속도로, 익산포항 고속도로, 순천완주 고속도로가 통과하며 전국 각지와 연결이 편리한 교통요충지다.

여의도 국회 보좌진들 간에는 차기 전북지역 지자체장에 출마할 수 있다면 전주시장, 군산시장 보다 당연히 완주군수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회자되는 핫한 지자체다.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이 수차례 논의되는 과정에서 완주군민들이 반대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가 현재 완주군민으로서 누리는 복지혜택이 전주시와 합병으로 축소될 것을 걱정하여 반대하는 군민들이 가장 많다고 한다.

“완주군에는 최초와 최고의 기록이 넘쳐난다.”
공공기관 최초로 농촌유학센터(운주)의 문을 열었고, 전국 군 단위 지역 최초 ‘문화도시로 지정되었으며, 전국 지자체 최초로 관용 수소전기버스를 도입했으며, 완주 수소충전소는 규모와 활용 측면에서 전국 최고 수준이다. 다양한 생활 SOC 인프라 확충도 ‘전국 최고’ 수준이다. 1만 3,000세대의 명품 주거 단지 조성과 명품 교육도시 인프라 구축해 국토부의 도시대상 평가에서 완주군이 2년 연속 군 단위 1위를 했다. 로컬푸드 10년을 통한 누적 매출액 5,000억 원 목표치 역시 전국 최고 수준의 기록이다.

“완주군이 가면 길이 된다.”
완주군의 지역축제에도 최초이고 최고인 것들이 있을까?
축제에서도 완주군이 새로운 길을 내고 있을까?
완주군이 대표축제인 “와일드 앤 로컬푸드 축제”가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획기적인 모습으로 행사를 진행한다고 하여 행사장을 찾았다.

고산자연휴양림에서 개최한 2022완주 와일드 앤 로컬푸드 축제(9월 30일~10월 2일)는 특산물 축제로 예산 규모는 6억 6천만 원(지방비 6억 2천. 기타 4천만 원)이다.



행사 일정은 관객 집객에 가장 유리한 황금연휴 기간이었고 날씨도 나들이에 적합한 시기이기에 기본적인 관객 유입은 유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행사장이 완주의 중심가와는 동떨어진 고산자연휴양림 이어서 동선 관객(지나다가 들르는 관객)이 아닌 목적 고객(행사장을 목적지로 하는 관객)을 유치해야 하는 곳으로 관람객 유치에 자신이 없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리스크가 많은 장소였다.

장소의 걱정은 주차장에 도착하여 개인 차량을 주차하고 행사장 내 셔틀버스가 1분 간격
배차라는 안내방송을 듣고 기우로 느껴졌다. 방문 시간이 일몰이 가까워지는 시간이었음에도 관객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셔틀버스가 정차하는 행사장 입구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정면에 상상을 초월한 대형 천막과 음식을 먹고 있는 많은 관광객이었다. 행사장 입구 정중앙에 먹거리 한마당이 설치된 것도 당황스러웠고 길게 줄을 서서 음식물을 주문하는 엄청난 관객들이 행사장을 압도하고 있었다. 먹을거리가 강조된 로컬푸드 축제가 먹거리 잔치라는 것을 새삼 되새기게 되었다.

찬찬히 둘러보니 일반 축제장에서 흔히 보게 되는 각양각색의 현란한 현수막이나 광고 문구들이 많지 않고 각종 판매대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가 아닌 다회용기를 세척해 사용하고 있는 곳이 많았다. 복잡하고 정신없는 축제장에서도 환경을 생각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 물어보니 모든 전시 부스나 판매자가 현지 주민들이며, 주민들이 조금 불편해도 환경을 위해 힘을 보태기로 입을 모았다고 했다.

주요 무대에서는 행사를 안내하고 축하하는 메시지들이 흘러나오고 있어 가까이 다가가 관심 있게 지켜보는데 외국인 유학생들과 특히 완주군의 중국 자매도시인 회안시(중국 강소성 淮安市) 시장의 축하 영상이 나왔다. 완주군이 행사의 글로벌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생각되어 관광객 중에서 외국인을 찾아보려 했으나 코로나19의 여파인지 아쉽게도 외국인들은 보이질 않았다.

완주 출신 예술가들이 기획하고 연출한 감을 주제로 한 행사장 입구 전시장 모습



완주군이 이번 행사를 통하여 어떤 부분을 새롭게 기획하고 보여주고자 했는지, 완주군의 이번 행사가 다른 축제와 가장 차별화된 점이 무엇인지 완주군 문화관광과장(안소연)에게 물어보았다.

첫째, 로컬푸드의 행사명처럼 행사장(농부마당 등)에서 판매되는 모든 식자재는 완주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사용을 가장 기본원칙으로 했으며, 행사장 설치물도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완주군 현지 예술가들이 기획하고 연출하도록 하여 현지의 인력을 최대한 활용 했다.

둘째, 행사장의 시랑교를 기준으로 왼편에 자연놀이터와 곤충체험과 같은 어린이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을 마련하여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한 놀이마당을 별도로 준비했다.

셋째, 이번 축제부터는 획기적인친환경축제를 위하여 행사장 전체의 음식 코너 등에서 1회용사용을 금지했으며 쾌적한 행사장 유지를 위한 “와푸줍깅단”을 모집하여 1일 2회 이상 축제장 일원을 돌며 쓰레기를 줍는 정화 활동을 같이 펼쳤다.

와프클럽파티 공연무대에서 인사하는 유희태 군수 공연장에서 행사 종료 시까지 머무르며 관광객들과 어울려 함께 춤을 추는 등 군민들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격의 없는 모습이 돋보였다.



꿈 바이러스 전도사(“마을에 꿈을 크게 그려라”의 저자)로 모든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도하겠다는 경제·금융전문가(전, 기업은행 부행장) 출신 민선 8기 유희태 군수는 만경강 기적으로 완주 군민들에게 어떠한 비전과 행복을 줄 것인지 기대가 크다.

“완주군이 가면 길이 되고, 완주군이 하면 기준이 된다.”
완주군이 축제를 통하여 또 하나의 새로운 길을 낼 수 있을까?

2022년 기준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지방축제는 944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행정과 과감한 도전에 익숙하다는 완주군 공무원들이 제시하는 축제의 획기적인 변신이 다른 지자체에도 길이 되고 기준이 되어 특색 없고 방문객의 발길이 끊겨 존폐가 검토되는 다른 수많은 지역축제 들의 콘텐츠도 재정비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 임인영 기자 / mktvhonam@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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