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든 군인이 집집마다 돌며 "찬성합니까?"…황당한 러시아의 우크라 병합 투표

러시아가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 병합 찬반 여부를 묻는 투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군인이 지역을 돌며 투표를 종용하고, 구두로 찬반을 묻고 군인이 기표하는 등 비상식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BBC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3일부터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루한스크주와 도네츠크주, 남부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 등 4개 지역에서 시작된 병합 찬반투표는 이날 종료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서방 국가들은 이 투표가 엉터리라고 일축하고 있다.


BBC는 선거관리자들이 군인을 대동하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찬성표를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병합 투표가 친우크라이나 세력을 색출하는 과정과 얽혀있다는 것이다.


루한스크 주지사였던 세르히 하이다이는 점령군 대표들이 직접 투표함을 돌고 아파트를 돌고 있다며 "이것이 비밀투표가 맞냐"고 항의했다.


또 그는 "분리주의 당국이 러시아 병합을 반대하거나 투표를 거부한 사람들의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멜리토폴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여성도 BBC와의 인터뷰에서 "현지 선거 관계자 2명이 러시아 군인 2명과 함께 집을 찾아왔다"라며 "아버지는 러시아 병합을 반대한다고 했는데 이제 러시아인들이 우리 가족을 괴롭힐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자포리즈히아 원자력발전소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다른 우크라이나 여성은 "구두로 예, 아니오라고 대답하면 병사가 투표지에 이를 표시하고 보관한다"고 전했다.


서방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역 병합 주민투표가 이미 답을 정해놓고 진행되는 요식절차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이날 도네츠크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장에서 러시아 국가를 틀어놓은 영상도 확산하고 있다.


BBC의 동유럽 특파원 사라 레인스포드는 트위터에 해당 영상을 업로드하면서 "여기서 많은 반대표를 기대하지 말라"고 적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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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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