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사진=연합뉴스]
일본이 끝없이 떨어지는 엔저(엔환율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2일 달러를 팔아 매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엔화 3조엔이 일일 매입 기준 역대 최대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일본이 당장 쓸수 있는 외환 준비금의 15%에 달하는 액수지만, 효과는 단기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입 직후 22일 한때 145.90엔까지 치솟았던 엔 달러 환율은 140엔대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23일부터 다시 환율이 치솟으면서 26일 오후 5시 기준(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다시 144.68∼144.78엔을 기록하는 등 개입의 효과가 벌써 약해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은행이 26일 발표한 27일 당좌예금 잔고 전망에서 외환 개입을 반영하는 '재정 등 요인'에 의한 당좌예금 감소액은 3조 6천억엔이었다.

단기금융회사의 추산으로는 외환시장 개입이 없었더라면 감소 예상액이 0∼7천억엔 정도였으므로 차액인 2조9천억∼3조6천억엔이 외환 개입 금액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기존에 일본 금융당국이 엔화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한 일일 최대 금액인 1998년 4월 10일의 2조6천201억엔을 넘어서는 것이다.


일본의 외화 준비금 가운데 당국이 외환 개입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은 국제결제은행(BIS)이나 타국 중앙은행 등에 예치한 1천361억달러(8월 말 기준)정도로 알려졌다.

이번 외환시장 개입으로 3조엔을 매입했다면 가용 '실탄'의 15% 정도를 소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닛케이는 "자금 한계가 의식되기 시작하면 금융정책과 통화정책이 엇나가는 움직임이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으로 이 같은 외환시장 개입이 아베노믹스 이후 일본은행이 10년 넘게 지속하고 있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과 모순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같은 논란에 26일 저녁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필요한 대응으로 적절했다" 며 "외환시장 개입과 금융완화 정책은 상호 보완적으로 모순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한 "(환율 개입으로) 단번에 5엔 정도 환율이 높아졌다.

지금도 143엔 정도에서 추이하고 있어 효과는 없어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구로다 총재는 엔저 움직임에 대해 "급속하고 일방적이며 선행 불확실성을 높여 경제에 부정적" 이라면서도, 코로나 이후 경기회복을 위해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내비쳤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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