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이 상장한다고? 다이어터가 푹 빠진 달달 토마토 생산하는 우듬지팜 [스페셜리포트]

◆ SPECIAL REPORT : '최첨단 온실' 우듬지팜의 도전 ◆
스마트팜 가운데 국내 최초로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우듬지팜의 한 직원이 충남 부여군 소재 첨단 반밀폐 유리온실에서 토마토 수확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우듬지팜]

토마토는 과일인가? 채소인가?
예전에는 과일이라고 답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논란과 함께 팩트가 많이 소개되면서 요즘은 자연스레 채소로 여겨지고 있다.

국내에서 특히 논란이 많았던 것은 토마토에 대한 쓰임새가 우리와 서구가 좀 다른 데 기인한다.

우리나라에선 토마토를 대개 과일처럼 먹는다.

어린 시절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서 그대로 한 입 베어먹을 때 나오는 토마토의 시원한 즙은 일품이었다.

이에 비해 서구에선 토마토만 따로 먹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샌드위치나 햄버거, 피자 아니면 샐러드에 넣어서 먹는다.

익혀 먹는 경우가 더 많을 정도다.

요즘은 우리도 토마토를 채소처럼 섭취하는 일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에서도 토마토를 오이나 호박, 가지, 고추처럼 과채류로 분류하는 만큼 공식적으로도 채소가 맞는다.

채소는 토마토와 같은 과채류, 상추 등 엽채류, 연근 등 근채류로 구성된다.


과채류는 과일과 달리 당도가 낮다 보니 과거엔 토마토에 설탕을 뿌려 먹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 요즘 설탕을 뿌린 것보다 훨씬 더 단맛을 내는 토마토가 시중에 등장했다.

일명 '스테비아 토마토'다.

생산 농가와 판매 업체에 따라 다양한 브랜드가 있지만 공통점은 스테비아를 활용해 토마토의 단맛을 높였다는 점이다.


이 단맛 나는 토마토가 급속히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그동안 토마토를 찾지 않던 소비자들이 새로운 맛의 토마토에 빠져들고 있다.

이 토마토를 주로 생산하는 한 스마트팜 실적이 매년 급성장하고 있는 배경이다.

덕분에 해당 토마토 생산 기업은 우리나라 최초로 '스마트팜 증시 상장'이라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섰다.


그 주인공은 충남 부여에 있는 우듬지팜이다.

우듬지팜은 하나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상장 작업에 착수했다.

우듬지팜의 이야기를 되짚어 보면 한국 농민이 어떻게 하면 상장 기업을 일굴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 첨단 유리온실에서 토마토 연중 내내 생산

우듬지팜이 운영 중인 첨단 반밀폐 유리온실 모습. [사진 제공 = 우듬지팜]
충남 공주역에서 차를 타고 30분 정도를 달리니 부여에 있는 우듬지팜이 나타난다.

대형 유리온실이 눈길을 확 사로잡는다.

하나는 9000평짜리고, 다른 하나는 1만평짜리다.

여기에 1000·4000·7000평짜리 스마트 비닐온실도 한곳에 모여 있다.

이 밖에 이런저런 시설을 다 합치면 온실 면적만 3만3000평 정도 된다.

축구장 13개가 들어갈 수 있는 넓이다.


여기에서 재배하는 품목은 대부분 토마토. 샌드위치나 햄버거에 들어가는 완숙토마토와 함께 요즘 인기가 많은 대추방울토마토가 주로 재배된다.

연간 생산량은 3000t 정도. 우리나라 토마토 단일 농장으로는 가장 많은 생산량을 자랑한다.


단순히 면적이 넓어서 생산량이 많은 건 아니다.

우듬지팜이 보유하고 있는 유리온실 두 곳은 지금까지 개발된 것 중 가장 첨단에 속하는 '반밀폐 유리온실'이라 생산성이 높다.


반밀폐 유리온실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반밀폐라는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외부 환경의 차단 효과가 크다.

LED 조명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이른바 수직농장처럼 완전한 밀폐는 아니지만 일반 유리온실보다는 밀폐 효과를 높여 해충의 유입을 최대한 차단한다.

측면의 방충 구조에 더해 내부 양압을 유지함으로써 병해충의 유입을 막는다.


둘째, 빛을 산란시키는 천장 유리를 사용해 빛이 골고루 퍼지는 데다 측면에 이중으로 유리를 설치해 에너지 절감과 내부 온도 제어에 유리하다.


셋째, 공기열과 냉동기를 활용한 냉난방 제어시스템 덕분에 한여름에도 토마토를 수확할 수 있다는 점이다.

히트펌프로 공기 중에 있는 열을 흡수·축적해 만든 냉수와 온수로 냉난방을 한다.

여기에 더해 우듬지팜의 자체 아이디어로 여름에는 냉동기로 찬바람을 만들어냄으로써 온실 내부 온도를 28도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여름철에도 충분히 토마토 수확이 가능하다.


사실 토마토는 여름이 수확 비수기다.

온실 내 기온이 너무 올라 재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토마토 온실에서는 9월에 모종을 심어 재배를 시작해 이듬해 7월에 수확을 마친다.

이른바 여름작기다.

대개 7~8월 여름철에 철거와 교체 작업을 하는 이유다.

그러나 우듬지팜의 반밀폐 유리온실에서는 4월에 모종을 심어 이듬해 3월까지 수확한다.

이른바 겨울작기다.

토마토 공급이 줄어드는 여름철에 토마토를 생산할 수 있다 보니 한마디로 불티나게 팔린다.

여름작기를 하는 비닐온실도 운영하고 있어 우듬지팜에서는 1년 내내 토마토 생산이 가능하다.


◆ 단맛의 비결은 스테비아 가공처리 특허

우듬지팜의 토마토 생산성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것만으로는 증시 상장이라는 꿈을 이루기 어렵다.

매출 확대와 수익성 확보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토마토를 아무리 잘 길러봐야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5%를 넘기기가 쉽지 않다.

만약 날씨와 기온 등 환경 제어 실패로 생산성이 떨어지거나 시장 전체적인 공급 증가로 가격이 떨어지게 되면 매출이 언제라도 줄어들 수 있는 리스크가 있는 게 농업이다.


우듬지팜의 진짜 경쟁력은 재배보다 가공에서 나온다.

토마토에 스테비아를 함유하는 특허 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스테비아는 남미가 원산지인 식물로 여기에서 나는 단맛은 설탕보다 200~300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식물에서 추출한 감미료가 바로 스테비오사이드인데, 국내에서는 이를 스테비아로 통칭해 부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천연감미료이다 보니 레스토랑 등에서 단맛을 내기 위해 사용돼왔다.


이를 채소나 과일에 적용해 당도를 높이려는 노력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일본이 먼저 시도했지만 상용화에 도달한 사례는 거의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사과를 시작으로 몇 개 품목에서 스테비아 처리를 통해 당도를 높이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결과는 신통하지 못했다.

양액에 스테비아를 섞어서 살포하는 방법으로 작물의 당도를 높이기도 했고, 스프레이를 활용해 토마토에 살포하는 방법이 쓰이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 본격적인 상용화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우듬지팜도 이런저런 방법을 시도했으나 초기에는 효과를 보지 못하다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2019년 지금의 기술을 고안하게 됐다.


우듬지팜의 특허는 스테비아 희석액을 넣은 체임버(고압을 견디는 용기)에 토마토를 넣은 뒤 가압과 감압을 반복하는 방식이다.

이때 스테비아 희석액이 빠르게 스며들 수 있도록 초음파를 활용한다.

이 희석액은 한 번에 다 들어가는 게 아니어서 최종적으로 토마토 무게의 1000분의 1 정도가 내부로 스며든다.


◆ 새로운 소비 수요 창출에 매출액 급증세

이렇게 만들어진 스테비아 토마토는 아주 달 수밖에 없다.

시장 반응을 조사해 보면 연령대별로 그 차이가 뚜렷한 이유다.

우듬지팜 자체 조사에 따르면 50·60대 이상 소비자들은 "너무 달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너무 달아서 별로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40대에서도 "달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30대에서는 "괜찮은데", 20대에서는 "맛 좋은데"라는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한다.


이에 대해 강성민 우듬지팜 대표는 "기성세대는 어려서부터 경험한 토마토 맛에 대한 고정관념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토마토가 달다는 사실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젊고 어릴수록 기존 토마토 맛에 길들여져 있지 않다 보니 토마토의 단맛에 거부감이 작아 스테비아 토마토를 맛있다고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특히 평소에 토마토가 맛이 없어 먹지 않던 젊은 층이 스테비아 토마토를 접한 뒤 토마토 구매 단골 고객이 되는 등 새로운 토마토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스테비아 성분은 포도당(단당류)과 달리 다당류여서 몸에 흡수되지 않는다.

당뇨병 환자가 먹어도 당 수치가 올라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칼로리도 낮은 편이어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젊은 여성들도 스테비아 토마토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도 단맛이 강하면 건강과는 왠지 거리감이 있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스테비아의 하루 권장량은 몸무게 ㎏당 4㎎(미국 FDA 기준)이어서 60㎏ 성인 기준으로 240㎎ 정도로 볼 수 있다"며 "스테비아 토마토로 이 정도를 섭취하려면 하루 10박스 정도는 먹어야 하기 때문에 일상적인 스테비아 토마토 섭취로 몸에 해로울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스테비아 토마토에 대한 시장 수요가 늘어나면서 우듬지팜은 자체 생산량의 2배에 달하는 토마토 물량을 협력 농가에서 사들여 스테비아 가공을 한다.

전국 60여 개 농가가 우듬지팜에 토마토를 공급한다.

덕분에 2019년 114억원이었던 매출이 2020년 231억원, 2021년에는 467억원으로 급증했다.

작년 영업이익은 87억원에 달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20%에 근접했다.


◆ 네덜란드에서 받은 충격이 우듬지팜 원동력

스마트팜의 상장은 사실 해외에서도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스마트팜 상장사로는 앱 하비스트가 거의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산물 생산법인이 갖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다.

공산품을 생산하는 제조업과 달리 농업에서는 투입 대비 산출이 일정하지 않다.

날씨 등 환경에 따라서 생산 변동성이 크다 보니 실적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어렵다.

그런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어려운 것이 스마트팜 상장의 최대 걸림돌이다.


우듬지팜은 그런 걸림돌을 첨단 유리온실과 스테비아 토마토로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평가다.

연중 생산이 가능해 대형 유통업체나 온라인몰에 일정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데다 스테비아 토마토가 일반 토마토에 비해 가격이 1.5~1.8배 높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토마토 한 품목만 생산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품목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

토마토에 이어 유럽형 상추 재배를 준비하고 있고, 밤과 같은 다른 품목에 스테비아 가공 처리를 하는 방안도 시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보한 유리온실 운영 경험을 살려 다른 대형 스마트팜에 대한 위탁운영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해외 사업 확장도 그런 맥락이다.

동남아시아나 중동 등 해외 현지에서 생산된 토마토에 스테비아 처리를 하는 기술과 설비 수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의 우듬지팜 성과는 농민 창업자인 김호연 회장이 2013년 네덜란드로 농업 연수를 갔을 때 받은 충격이 원동력이 됐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첨단 농업의 현장을 보고 돌아와 스마트팜 구축에 매진한 것이 지금의 우듬지팜으로 이어졌다.

그는 제2의 도약을 위해 농업회사법인으로는 드물게 대기업에서 대표까지 지낸 전문경영인인 강 대표를 1년 전 영입했다.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은 "우듬지팜의 경쟁력은 단순히 첨단 시설만이 아니라 오랜 기간 축적한 재배 기술과 스마트팜 운영 노하우, 특허받은 가공 기술에서 나온다"며 "한국형 스마트팜 육성 방안을 찾는 데 우듬지팜이 주는 시사점이 크다"고 말했다.


[정혁훈 농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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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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