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이 영국을 앞질러 세계 5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2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의 GDP 자료와 환율 수치를 기반으로 계산한 결과 올해 1분기 인도의 명목GDP가 8547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같은 조건으로 집계한 영국의 1분기 GDP(8160억달러)보다 많다.


분기 기준이기는 하지만 인도 GDP가 영국을 제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MF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의 경제 규모는 3조1880억달러로, 같은 해 인도의 경제 규모인 3조1780억달러보다 앞섰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영국이 0.8% 성장하는 동안 인도는 4.1% 성장했다.

인도 민간 은행인 코타크마힌드라은행의 우다이 코타크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에 "인도가 제5의 경제 대국이 되며 영국을 이긴 자랑스러운 순간"이라고 밝혔다.


2분기에도 영국 성장률이 -0.1%를 기록한 반면 인도는 13.5% 성장해 올해 전체로 보더라도 인도가 영국을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영국 파운드화가 인도 루피화 대비 가치가 더욱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경제 역전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IMF는 올해 인도 경제가 7.4%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주요 20개국(G20)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성장세다.


14억 인구 대국 인도는 코로나19 팬데믹이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꾸준히 6∼7%대 성장률을 보였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급인 인도는 제조업 강국이 되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독립 75주년 행사에서 "우리는 앞으로 25년 안에 인도를 선진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히면서 투자 의지를 강조했다.


인도 경제 성장의 배경에는 강한 내수시장이 있다.

인도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에 투자가 전년 대비 20.1% 증가했고, 소비는 25.9% 급증했다.

올해 초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경제활동 위축,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등 여러 악조건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4월 7.8%를 찍은 인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7월 6.7%를 기록했다.

미국(8.5%), 영국(10.1%), 유로존(8.9%)에 비해 안정적인 수준이다.


인도의 물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은 러시아산 원유를 값싸게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에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인도가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해오던 중국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도와 달리 중국은 경기 침체에 빠졌다고 힌두스탄타임스가 전했다.

부동산 침체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경기가 급격히 둔화한 중국은 가뭄까지 겹치면서 제조업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룸키 마줌다르 딜로이트 인도 이코노미스트는 "인도의 성장은 둔화 조짐을 보이는 다른 주요 국가와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긴축 여파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주요국 증시와 달리 인도 증시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인도 센섹스지수는 올해 들어 0.94%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각각 13.81%와 12.45% 하락했다.

센섹스지수는 3분기 들어서도 11% 상승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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