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온실가스 지원금 '주먹구구' 논란…농심 등 대기업에겐 '펑펑' 중소기업은 '외면'

【 앵커멘트 】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환경부가 온실가스 감축설비를 지원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를 도와주는 건데, 선정 대상을 보면 의문이 드는 곳들이 있습니다.
고진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환경부의 탄소중립설비 지원사업 공고문입니다.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비를 지원합니다.

지원대상은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그런데 올해 지원금을 받은 곳들을 살펴보니 농심과 동국제강 등 누구나 알 만한 기업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두 곳 모두 자산규모가 5조 원이 넘는 준대기업이지만, 특별법상 중견기업으로 분류된다는 이유로 지원금이 지급된 겁니다.

동국제강과 농심의 재계 순위는 각각 58위와 76위.

이들 기업들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받아가면서 정작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지원에서 밀려났습니다.

▶ 인터뷰(☎) : 피해 중소기업 관계자
- "저희가 신청하려고 했을 때는 이미 지원이 마감된 것 같더라고요. 확인을 해보니 저희 같은 중소기업들도 신청을 했는데, 준대기업인 몇몇 기업들이 미리 신청해서 사업 자금 한도가 60억 원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를 한 번에 소진을 하더라고요. 저희같이 예산을 적게 신청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밀려나는 느낌이 있어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준대기업들이 지원대상에 선정되는 선례가 잇따르자 이를 본 다른 기업들이 따라서 신청하는 악순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재계 순위 64위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내년에 지원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역시 자산 규모가 5조9천억 원에 달하는 준대기업입니다.

정부가 진행 중인 다른 탄소중립 사업을 보면 문제점은 더 명확히 드러납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신산업 융합시스템 보급사업은 지원대상에서 준대기업을 뜻하는 공시대상기업을 제외하고 있습니다.

지원이 절실한 기업들을 선별하기 위해 자금이 풍부한 준대기업을 배제했다는 설명입니다.

환경부는 지원 대상과 관련해 허점이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관련 규정에 대한 개선이 추진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습니다.

매일경제TV 고진경입니다. [ jkko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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