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ERT 언팩'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 사진 - 이유진 기자
기업들이 사회적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이해관계자와 공동 이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 회장의 '신기업가정신' 선언에 국내 대표 기업인들이 동참하며 큰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대한상의를 비롯한 경제계는 오늘(24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을 열고 '대한민국이 직면하고 있는 새로운 문제들을 기업의 기술과 문화, 아이디어 등을 통해 전혀 새로운 해법으로 풀어내겠다'는 뜻을 모았습니다.

또 실천다짐을 전 경제계로 확산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날 선포식에서 최태원 회장은 ERT(Entrepreneurship Round Table, 신기업가정신협의회) 강연을 통해 '신기업가정신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기후변화, 공급망 재편, 사회 양극화, 포스트코로나 시대와 관련된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해야 되는데 이를 정부에만 맡겨서 해결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기업이 이 문제를 직접 생각하고 실천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GDP를 측정해 경제상황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측정하는 것처럼 우리가 만들어 낸 일에 대해 총량지표를 개발해 국민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개별 기업의 누가 더 잘 했냐 못 했냐 리스트업을 해서 순위 매기고 비교하자는 내용이 아니고, '우리가 얼만큼 변하고 있습니다'를 국민께 알리는 것에 대해 정확한 지표와 디테일을 갖자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가운데),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왼쪽), 손경식 경총 회장(오른쪽)이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 사진 - 대한상의


정의선 회장은 축사를 통해 "최근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문제가 기업과 사회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을 소중히 여기며 기업 역할을 사회가치 증진까지 확장하는 신기업가 정신이야 말로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답"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내딛는 실천과 행동에는 환경, 사람, 사회를 위한 다양하고 구체적인 행동을 해나갈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정 회장은 "전동화 차량 출시 및 수소 모빌리티 확대, 계열사 RE100 참여에 더해 향후 자동차 제조, 사용, 폐기 등 전 과정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며 "미래 모빌리티 산업으로의 전환기를 맞은 자동차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고 청년 및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신기업가정신 협의회를 통해 경제계의 실천활동이 내실을 더하고 더 많은 기업이 함께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 대한상의


이날 경제계는 ERT를 별도의 실천기구를 출범시켰습니다.

앞서 미국은 'BRT(Business Roundtable) 선언'을, 유럽은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Europe', 일본은 '기업행동헌장'을 통해 기업의 실천의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ERT는 전 경제계가 함께하는 '공동 챌린지', 개별기업의 역량에 맞춘 '개별 챌린지' 2가지 방식으로 실천과제를 수행할 방침입니다.

'공동 챌린지' 예시에는 임직원이 모두 눈치 보지 않고 정시 퇴근하는 '눈치가 없네', 하루 동안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는 제로 플라스틱 데이, 북유럽식 플로깅을 벤치마킹한 '줍줍', 다회용 용기로 포장시 할인해 주는 '용기내 챌린지' 등의 과제를 경제계 전반으로 공동 실천한다는 계획도 있습니다.

ERT는 기업선언문 서명을 통해 전체 경제계의 신기업가정신을 유도한다는 방침입니다.

선언문에는 경제적·윤리적 가치 제고, 기업문화 향상, 친환경 경영, 지역사회와 상생 등 5대 실천과제를 담았습니다.

선포식에 앞서 삼성전자·현대차 등 대기업과 배민·토스 등 벤처기업, 미래에셋증권·기업은행 등 금융권, 경총·무역협회·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단체까지 총 76명의 기업인이 서명한 바 있습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신기업가정신 선포가 일회성 선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기술과 문화로 각종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도록 구체적 실천과제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며 "국민들께서도 응원해 주시고 어떤 성과를 거두어낼지 관심 있게 지켜봐 달라"고 말했습니다.

[ 이유진 기자 / ses@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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