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개방으로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 북촌과 서촌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인근 상가 부동산도 활기를 띠고 있다.

잠잠했던 거래가 기지개를 켜고 있고 소유주들은 매매 호가를 높이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거래 시스템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집무실 이전을 발표한 3월 이후 청와대 인근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증가했다.

인근 상권인 통의동, 통인동 등 15개 동의 1~2월 거래량은 3건에 그쳤다.

반면 3~4월 거래량은 9건으로 증가했다.


절대적인 거래량은 적은 편이지만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은 청와대 개방 이후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전했다.

통의동에서 상가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청와대와 등산로 개방으로 유동인구가 늘어난다는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고 호가는 올라가고 있다"며 "매도자들 사이에서는 좀 더 관망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고 했다.


북촌·서촌 상가 거래를 중개하고 있는 A 공인중개사도 "발 빠른 분들은 이미 윤 대통령이 용산 이전을 발표한 이후부터 매수 움직임을 보였다"면서도 "아직 거래가 활발한 건 아니다.

방문객 증가를 몸소 체감한 주인들은 호가를 올리기 시작한 반면 매수자들은 오르기 전 가격을 생각하면서 고민하느라 간극이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 거래가격을 살펴보면 오름세가 감지된다.

이들 지역의 3~4월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연면적 기준 3.3㎡당 매매가는 6906만원이었다.

지난해 4분기 6269만원보다 10%가량 상승한 수치다.

헌법재판소 뒤편 지상 1층짜리 연면적 25㎡, 대지면적 56㎡ 한옥 건물이 지난 3월 10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반면 청와대 개방이 달갑지 않은 경우도 있다.

또 다른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선 "북촌은 갤러리가 많고 사람이 살고 있는 주택도 많다.

이런 분들은 관광객들을 별로 반가워하지 않는다"고 했다.

주택은 인파, 소음 등으로 인해 생활환경이 나빠지고 예술 공간이 많은 북촌 특유의 지역성도 퇴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유주들도 상업용이냐 주거용이냐에 따라, 상업용 부동산도 용도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서울시가 이들 지역을 어떻게 관리해 나가느냐에 따라 상승세가 이어질 수도, 주춤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북촌·서촌은 서울에서 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역이다.

여기에 청와대가 가지는 상징성까지 더해져 외국인들의 필수 관광 코스로 자리할 수 있다"며 "이곳을 어떻게 문화·관광 자원화하느냐에 향후 전망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복궁 인근은 역사문화보존지역 등으로 지정돼 있어 층수나 용적률에 제한이 있다.

상업용 부동산은 임대료에 비례해 가격이 형성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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