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재단 "테라 지키려고 비트코인 4조원 이미 매각"...나머지로 소액보유자부터 피해보상

(출처=로이터연합)
한국산 스테이블코인 테라(UST)와 자매화폐 루나 가격이 폭락한 가운데 루나 재단(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은 보유한 비트코인 35억달러(약 4조5000억원) 중 4조원을 이미 폭락 사태 당시 시세를 방어하기 위해 사용했다고 밝혔다.


테라(UST)는 스테이블코인으로 1UST를 1달러에 고정(페깅)하는 ‘안정적인 코인’이다.

통상 금, 달러와 같이 안정적인 자산을 담보로 하지만 UST는 자매 암호화폐인 루나와 알고리즘 연동으로 페깅하도록 설계됐다.

이 과정에서 루나가 많이 필요해 UST와 루나를 만든 테라폼랩스는 루나에 예치한 투자자에게 최대 20%의 이자를 UST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폰지 사기’ 의혹에도 불구하고 이자에 혹한 투자자가 몰리자, 권도형 테라폼랩스 CEO는 루나 재단을 통해 지난 1월부터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사들여왔다.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 보호’를 위한 지불 준비금 형태이자 두 코인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알려진 바로는 비트코인 이외에도 테더(USDT), 바이낸스코인(BNB) 등도 준비금으로 사들였다.


그러나 5월 9일부터 페깅이 불안정해지고 루나도 흔들리면서 12일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이 발생했을 때, 정작 비트코인이 제 기능을 못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암호화폐 흐름을 추적하는 전문업체들도 “9일과 10일 해당 비트코인이 각각 암호화폐 사이트 바이낸스와 제미니로 들어간 게 마지막”이라면서 “더 이상 추적이 불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아 비트코인의 행방이 묘연해졌다.

권도형CEO가 5월 14일 “비트코인 사용 명세서를 공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는 트윗을 올리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트윗을 올린 지 이틀 만인 16일(현지 시간) 테라폼랩스는 트위터를 통해 “지난 8일 5만2189개를 팔았고, 12일에도 가격을 지키기 위해 3만3206개를 매각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루나 재단이 밝힌 남은 준비금은 비트코인 313개, 바이낸스코인 3만9914개, 아발란체(AVAX) 197만3554개, 테라(UST) 18억4707만개, 루나 2억2271만개 등으로 약 4000억원 규모다.


테라폼랩스는 “남은 비트코인 300개 등으로 소액보유자부터 보상하겠다”며 “보상 방안으로 여러 방법들을 고민 중”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이번 폭락 사태로 50조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남은 암호화폐의 가치만으로 보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때문에 ‘다른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추측도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권CEO는 또 다른 코인을 만들어 피해를 보상할 생각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실패한 테라USD 코인을 없애고 테라 블록체인의 코드를 복사해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다”는 인터넷 게시글을 올렸다.

이어 “새로운 토큰을 여전히 UST를 들고 있는 사람 등 테라 지지자들에게 나눠주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다.


폭락으로 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위기에서 벗어날 해법을 기대하고 있지만 암호화폐 업계 전문가들은 비난을 쏟아내는 모습이다.

빌리 마커스 도지코인 개발자는 권CEO를 향해 “새로운 희생자를 만들지 말고 영원히 이 업계를 떠나라”고 비난했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 또한 “(권 대표 생각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며 테라 블록체인 네트워크 재구성은 가치 없는 희망 사항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병권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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