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달린 서울시장…송영길 "세금 부담 완화" vs 오세훈 "양질 주택 공급"

서울시장 후보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 이벤트 광장에서 열린 학교폭력예방 캠페인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서울특별시장 후보가 부동산 민심 잡기에 나섰다.

부동산시장을 향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관련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후보는 부동산 세제 개편을,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주택 공급을 약속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 후보는 전날 현실과 동떨어진 부동산 규제를 혁신하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1주택자 종부세 폐지 ▲다주택자 종부세 과세 기준액 6억원→11억원 상향 조정 ▲일시적 2주택자 및 농촌·저가주택을 보유한 2주택자 종부세 중과에서 배제 ▲재산세 상한 최고세율 110%로 조정 ▲착한 임대인 보유세 완화 ▲임차인 전·월세 공제 확대 ▲30년 이상 노후 주택 안전 진단 폐지 등을 제시했다.


또 공공주도 신속 개발로 총 41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30%를 청년층에게 우선 공급해 자가 보유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문턱을 낮출 수 있는 해결책으로 '누구나 집' 2만가구를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무주택자에게 공급해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실현하겠다는 포부다.

누구나 집은 신혼부부 및 최초 주택 구입자가 집값의 10%만 지불하면 10년간 반값 임대료로 살다가 10년 후 최초 확정 분양가로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제도다.


송 후보는 "실수요자에게까지 과도한 세금을 물리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시장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수당인 민주당이 송영길의 부동산 정책 대안을 당론으로 채택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상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시장 친화적인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한 셈이다.


앞서 오 후보는 지난 13일 시민 누구나 원하는 집에서 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오 후보의 주택 공약은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 ▲재개발·재건축 기간 단축 ▲다가구·다세대 밀집 지역의 재정비사업 '모아주택·모아타운' 지원 강화 ▲청년주택 업그레이드 ▲3대 거주형 효도주택 공급 등이다.


가장 눈에 띄는 공약은 임대주택의 고급화다.

주거면적을 기존의 1.5배로 확대하고, 60㎡ 이상 중형 타입을 현행 8% 수준에서 30%까지 늘릴 예정이다.

또 노후화된 시설 교체 주기를 축소하고, 친환경 벽지·맞춤형 시스템 가구·커뮤니티센터·옥상정원 등 최신 유행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완전히 섞고, 동·호수 동시 공개 추첨제를 도입해 차별과 소외를 해소할 전망이다.

여기에 다가구·다세대주택 필지 소유자들이 이웃한 개별 필지를 모아 블록 단위로 공동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오 후보는 "앞으로 서울의 임대주택은 민간 분양아파트 못지않은 고품질로 짓겠다"며 "누구나 살고 싶고, 누구나 부러워하고, 누구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임대주택을 만들겠다"고 피력했다.


이처럼 두 서울시장 후보가 일찍이 부동산 정책을 들고나온 이유는 현재 서울의 최대 현안이 부동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헤럴드경제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8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시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분야'로 응답자의 44.3%가 부동산이라고 답변했다.

그 뒤를 경제(25.1%)와 청년(7.7%), 교통(5.8%) 코로나19(5.0%) 등이 이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약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어느 정도 정책 수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우선 송 후보의 누구나 집은 입주자가 집값의 10%만 보증금으로 걸어 두는 대신 10년간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기에 주거비용으로 적지 않은 지출을 해야 한다.

또 10년 후 소유권을 취득하기 전까지는 시세차익을 볼 수 없고 거주지 변경도 쉽지 않다.

건설업계에서도 손실을 볼 확률이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참여율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음 오 후보의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은 공사원가가 높아지기 때문에 임대료와 관리비가 높은 수준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

또 공사비·운영비 등 부족한 액수를 세금으로 충당할 경우 시정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벌써부터 수요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높은 청약 경쟁률로 이어지는 '로또 청약'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당첨 가능성을 키우고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 온갖 편법이 등장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선거철마다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부동산 공약을 내세웠지만 이행률이 그리 높지 않았다"며 "제대로 안착시킬 수 있는지 여부를 사전에 충분히 따져보고 정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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