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봐도 '대선 수혜지'…상승률 3배 뛴 이곳에 인수위도 '고심'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달 대통령 선거 이후 일산·분당 등이 포함된 1기 신도시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시장 불안 조짐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1기 신도시 재정비 로드맵을 두고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2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아파트 매매가는 대선 이전 약 2개월(1월1일~3월9일) 동안 0.07% 오르는 데 그쳤지만, 대선 이후 약 2개월(3월10일~4월22일) 동안은 0.26%로 치솟았다.

상승폭이 3배가 넘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일산이 0.52% 상승해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중동(0.29%), 분당(0.26%), 산본(0.14%), 평촌(0.12%) 등 순이었다.

이 기간 수도권에서 아파트값 변화가 두드러진 권역은 1기 신도시뿐이었다.


서울(0.25%→0.08%), 경기(0.06%→0.03%), 수도권(0.15%→0.05%) 등은 상승세가 둔화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관심을 받았던 용산구조차도 1.15%에서 0.39%로 상승폭을 줄였다.

광교·동탄 등이 속한 2기 신도시(-0.25%→-0.23%)와 인천(-0.16%→-0.19%) 등은 약세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1기 신도시 재정비 특별법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시세가 가파르게 치솟았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부동산시장 혼란에 주택가격 하향 안정화를 약속한 인수위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 건을 두고 사흘 연속 입장 발표에 나서면서 말 바꾸기 행보를 보였다.


지난 25일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을 중장기 국정과제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원 대변인 발언을 두고 1기 신도시 아파트 소유주들을 중심으로 뒤통수 맞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도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서면 답변을 국회 인사청문특위에 제출한 바 있다.


이에 다음 날인 26일 심교언 인수위 부동산태스크포스 팀장은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중장기 과제라는 표현에 오해가 있어 정정한다"며 "1기 신도시 공약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규모 이주에 따른 전용 단지 확보 등 전체적인 정비계획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안철수 인수위원장도 사태 진화에 나섰다.

안 위원장은 "인수위의 공식적인 입장은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것"이라며 "여권과 야권이 모두 개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라 새 정부가 들어서면 그 법안이 통과돼 바로 실행에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수위의 거듭된 입장 발표에도 성난 민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부동산시장 일각에서는 내부적으로 의견의 일치가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라며 오는 6·1 지방선거를 의식한 전형적인 몸 사리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복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루 빨리 부동산 정책을 수립하고 일관된 태도로 국민을 설득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인수위가 단기적인 시장 변화를 지나치게 의식해 여론에 휘둘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1기 신도시 주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여 "신뢰가 떨어졌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냐", "어째 더 곤혹스럽다" 등 새로운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선 이후 1기 신도시 일대가 두드러진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인수위가 규제 완화 속도 조절에 나서는 분위기"라며 "대표적인 재건축 대못으로 꼽혔던 안전진단절차 강화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등은 시장 현실에 맞게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 서울과 1기 신도시 노후 아파트를 중심으로 자산 가치에 대한 재평가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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