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로 조성된 분당의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속이 시원하지는 않다.

1기 신도시 아파트 소유주들의 당황스러움을 잠재우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느껴진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가들과 새로운 정부 장관 후보자끼리도 부동산 정책에 대한 견해가 다른 것 같아 오히려 혼란이 가중됐다.

그래도 사업은 차질 없이 끌고 가려고 한다.

" (분당 A단지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주요 공약인 1기 신도시 재건축 활성화와 관련해 말 바꾸기 논란이 가열되면서, 수혜지인 분당과 일산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수위가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면서 가뜩이나 불안한 부동산 시장을 자극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심교언 인수위 부동산태스크포스(TF) 팀장은 "윤 당선인의 공약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고 조속한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대규모 이주에 따른 임대차시장 혼란 등을 막기 위한 정비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업 추진 과정에서 다양한 주민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날 인수위가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을 중장기 국정과제로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뒤 분당 및 일산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이 쏟아지자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해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불신은 오히려 심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특별법 제정 여부는 언급을 안 했다", "종합해 보면 공약은 계획대로 이행하겠지만 천천히 실행하겠다는 뜻으로 들리는데? 결국 임기 내에 어려울 수도 있겠네", "집값 못 잡은 책임을 지게 생겼으니 한발 물러서는 건가", "최소 10년은 잡아야 하는 장기전인데 재건축 준비하는 단지들은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하냐" 등 실망이 터져 나왔다.


현재 1기 신도시에서는 재건축 움직임이 활발하다.

분당재건축연합회에 삼성한신·우성·한양·현대 등 시범단지와 상록마을·한솔마을·파크타운 일부단지가 합류했고, 리모델링연합회도 곳곳에서 꾸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6월 1일 치러질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심 안정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의식한 결정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며 "주민들도 새로 선출될 도지사나 시장에게 기대를 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1기 신도시 재정비사업 촉진 특별법을 제정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재건축 사업 진행 속도를 더디게 만드는 대표적인 규제를 완화해 주택 공급량을 늘리겠다는 복안이었다.

여기에는 ▲준공 30년 이상 노후 단지의 정밀안전진단 면제 ▲용적률 최고 500%까지 상향 ▲기반시설 지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개편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관측됐다.


이같은 기대감에 지난 1일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시범삼성아파트 전용면적 171.5㎡는 24억9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지난 2020년 10월 기록한 전고가 17억원과 비교해 7억9000만원이나 뛴 것이다.

지난 5일 거래된 한양아파트 85㎡ 역시 전고가 대비 1억2000만원 비싼 16억원에 계약서를 썼다.

고양시 일산서구 문촌6단지기산쌍용 79㎡는 최고가(3억9900만원) 대비 7600만원 높은 4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문촌1단지우성 69㎡도 5억3300만원에서 5억5700만원으로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분당과 일산에서 신고가를 쓰는 등 집값이 오르고 있다"며 "앞으로 공약이 어떤 방향으로 구체화되는지에 따라 시장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택 공급 확대 신호는 확실히 보내되, 규제 완화는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편 1기 신도시는 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 등 5곳으로 지난 1989년 개발 계획 발표 후 입주가 어느 정도 완료된 1997년까지 총 432개 단지가 조성됐다.

전체 재고 아파트 물량은 총 27만7760가구다.

이 가운데 분당신도시가 9만2327가구(33%)로 가장 많다.

이어 일산 5만9509가구(21%), 산본 4만2412가구(15%), 평촌 4만1879가구(15%), 중동 4만1633가구(15%) 등 순으로 집계됐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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