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 ‘유약어수’(柔弱於水)에서 차용
물의 속성, 공존·연대·돌봄 모색

오는 2023년 4월 7일부터 7월 9일까지 94일간 열리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의 주제가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Soft and weak like water)’로 결정됐습니다.

광주비엔날레는 20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이숙경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등 국내외 주요 미술계 인사 60여 명이 참석한 해외 홍보 설명회에서 내년 광주비엔날레 주제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주제는 세상에서는 물이 가장 유약하지만, 공력이 아무리 굳세고 강한 것이라도 그것을 이겨내지 못한다는 의미의 도덕경 78장 ‘유약어수(柔弱於水)’에서 따왔습니다.

14회 행사는 주제처럼 물을 기초소재로 삼고 지구환경, 인간과의 공존, 연대의 의미를 예술적으로 고찰할 계획입니다.

또 서예·수묵화·판소리·칠기·공예 등 전통에 바탕을 둔 ‘예향’이라는 광주의 역사적 정체성에도 주목하고 지정학적 경계를 가로지르는 다양한 전통과 문화 사이의 연결성을 강조할 예정입니다.

이숙경 예술감독은 “14회 행사의 주제는 이질성과 모순을 수용하는 ‘물’의 속성에 주목해 우리가 직면한 복잡한 현실 속에서 나름의 방향성과 대안을 제시하는 예술적 가치를 탐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근대주의, 서구의 식민주의적 관점을 기반으로 한 기존의 지식 체계를 비평적으로 재평가하고, 각각의 역사와 문화적 정체성에 뿌리를 둔 대안적 지식 구조의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도록 전시를 구상하고 있다”며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할 예정이다”고 덧붙였습니다.

[ 박효원 기자 / mktvhonam@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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