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새 학기 이사철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아파트 전세 가격 하락 전환이 서울 강남구, 송파구 등 주요 지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서울 역시 매매 시장에 이어 전세 시장에서도 전셋집을 구하는 수요보다 세입자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

무리해서 전셋집을 구하기보다 시장을 좀 더 관망하겠다는 심리가 커지면서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 매물이 크게 쌓여 가고 있다.


21일 KB부동산이 발표하는 주간 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전세 가격은 전주 대비 0.03% 하락했다.

송파구(-0.09%)와 관악구(-0.01%) 아파트 전세 가격도 하락 전환했다.

송파구 아파트 전세 가격이 하락한 것은 2019년 3월 이후 2년10개월 만이다.

관악구는 2019년 7월 이후 2년6개월 만에, 강남구는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만에 아파트 전세 가격이 하락 전환했다.

실제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는 최근 전세 호가가 수천만 원 이상 떨어진 단지들이 확인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 매물은 최근 6억원이었던 전세 호가를 5억8000만원으로 낮췄다.

같은 전용 다른 매물은 5억6000만원까지 호가를 낮췄다.

이 매물들은 KB부동산이 파악하는 이 단지 같은 전용면적 전세 시세인 7억7500만원(일반 평균가) 대비 2억원가량 낮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에서도 급전세 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이 단지 전용 84㎡ 매물 집주인은 11억8000만원에 세입자를 구하다가 이달 초 4000만원 내린 11억4000만원으로 호가를 조정했다.

전용 39㎡ 매물 역시 지난 20일 최초 등록가보다 6000만원 내린 7억원으로 호가를 낮췄다.

강남권 A공인중개사 대표는 "매매 가격에 이어 전세 가격에서도 조정이 시작됐다는 생각에 예비 세입자들을 중심으로 기다려 보자는 심리가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매매 시장에 이어 전세 시장에서도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3.1로 7주째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전국(97.5)은 5주 연속, 수도권(94.8)은 6주 연속 수치가 100보다 작다.

전세수급지수가 기준선(100) 이상이면 전셋집을 구하는 수요가, 이하이면 세입자를 구하는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 정보 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서울 지역에서는 전세 매물이 크게 증가한 지역이 속출하고 있다.

목동 학군이 포진한 양천구에서는 최근 한 달 새(21일 기준) 전세 매물이 758건에서 1093건으로 44.2% 증가했다.

종로구(145건→184건, 26.9%)와 강북구(254건→311건, 22.4%), 구로구(575건→686건, 19.3%), 성북구(1349건→1592건, 18.0%) 등에서도 같은 기간 20%대 안팎의 매물 증가율을 보였다.


전세 가격 하락 신호가 포착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전세 시장 안정화'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오는 7월에는 임대차법 시행 2년이 도래하는데, 기존 갱신 계약이 신규 계약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전세 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준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