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의 국내 첫 확진자인 목사 부부가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들의 거짓말로 접촉자인 지인이 제때 격리되지 않고 대형 교회를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추가 확산 우려는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2일) 인천시 미추홀구와 연수구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오미크론 변이 확진 판정을 받은 40대 목사 A씨 부부는 초기 역학조사에서 "공항에서 자택으로 이동할 때 방역 택시를 탔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A씨 부부는 확진 전날 나이지리아에서 귀국해 집으로 이동할 당시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30대 지인인 B씨가 운전한 차를 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로 인해 A씨 부부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달 25일 이후에도 B씨는 이들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습니다.

B씨는 A씨 부부가 확진됐다는 소식을 듣고 받은 1차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이 나왔으며 격리 조치 없이 일상적으로 생활했습니다.

그는 발열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자 다시 2차 검사를 한 결과 지난달 29일에야 양성 판정을 받아 격리됐습니다.

B씨는 A씨 부부와 접촉 후 아무런 격리 조치 없이 6일 동안 연수구 주거지 인근 식당·마트·치과 등지를 돌아다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87명이 접촉자로 파악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이 중 11명은 밀접 접촉자로 분류됐습니다.

게다가 B씨가 확진 전날인 지난달 28일 미추홀구 한 대형 교회의 외국인 대상 프로그램에 참석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지역 내 확산 가능성은 더욱 커진 상황입니다.

당일 이 프로그램에는 당일 중앙아시아 국적 외국인 411명이 참여했으며, 다른 시간에 이뤄진 예배에는 신도 400명이 참석했습니다.

미추홀구는 이들 신도 811명을 대상으로 한국어·외국어 안내 문자 메시지를 발송해 코로나19 검사를 하도록 할 방침입니다.

인천시 관계자는 "교회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한편 현장에도 인력을 따로 투입해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B씨가 제때 격리됐다면 지역 내 추가 전파 가능성을 낮출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A씨 부부는 확진 직후 계속 자택에 머물러 접촉자로 분류된 인원은 같은 비행기 근처 좌석에 탑승했거나 자택·거주 시설에서 접촉한 17명에 불과합니다.

미추홀구는 이에 A씨 부부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방침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A씨 부부가 거짓 진술을 하면서 B씨가 이들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다"며 "감염병 관련 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천시는 오미크론 확진자들과 접촉한 이들을 2주간 격리 조치하고 3차례 코로나19 검사를 벌여 추적 관리할 예정입니다.

[ 유나겸 인턴기자 / optimusyu@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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