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 대구 성폭행 사망사건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1심보다 더 많은 배상금을 인정받았습니다.

서울고법 민사15부(이숙연 서삼희 양시훈 부장판사)는오늘(17일) 숨진 정모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정씨 부모에게 각각 3천만 원, 형제 3명에게 각각 500만 원씩 총 7천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1심과 비교하면 부모에 대한 배상금이 1인당 1천만 원씩 총 2천만 원 늘었습니다.

대학생이었던 정씨는 1998년 10월 대구 달서구 구마고속도로(현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25t 덤프트럭에 치여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사고 현장에서 30여m 떨어진 곳에서 정씨의 속옷이 발견됐으나 경찰은 단순 교통사고로 결론내렸습니다.

이후 2011년 성매매 관련 혐의로 붙잡힌 스리랑카인 K씨의 DNA가 정씨가 숨질 때 입었던 속옷에서 발견된 것과 일치한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습니다.

K씨는 다른 스리랑카인 공범 2명과 함께 정씨를 고속도로 아래 굴다리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뒤늦게 기소됐습니다.

하지만 혐의 일부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면소 판결을, 일부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각각 확정받아 처벌을 면했습니다.

정씨의 유족은 경찰의 미흡한 사건 처리로 범인을 처벌하지 못했다며 2017년 9월 국가를 상대로 총 6억여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정부는 시효가 이미 지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검찰이 2013년 9월에야 K씨를 기소한 점으로 볼 때 유족들이 뒤늦게 수사기관의 잘못을 알게 됐다고 판단해 시효가 지나기 전에 소송을 낸 것으로 인정했습니다.

[ 유나겸 인턴기자 / optimusyu@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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