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적자늪' 휴대폰 사업 26년만에 접는다…"경쟁 우위 사업 역량 집중·미래성장 신사업 준비"

【 앵커멘트 】
위기극복을 위해 사업방식과 체질을 철저하게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던 구광모 회장.
2018년 취임 이후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함과 동시에 적자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며 LG그룹의 체질 개선에 힘쓰고 있는데요.
5조 원 규모의 누적 적자를 기록 중인 LG전자 휴대폰 사업을 26년 만에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보도에 왕성호 기자입니다.

【 기자 】
LG전자가 오늘(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오는 7월 31일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습니다.

1995년 MC 사업본부의 전신인 LG정보통신의 '화통' 브랜드를 시작으로 휴대폰 제조사업에 뛰어든 지 26년 만에 철수하는 겁니다.

LG전자는 "경쟁우위 확보 가능한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미래 성장 신사업 준비 가속화를 통한 사업구조 개선을 위해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가전, TV, B2B 등 기존 핵심사업을 강화해 호실적을 이어가고, 미래 성장 동력인 전장, IoT, 로봇, AI 등 신사업 준비를 앞당긴다는 계획입니다.

'초콜릿폰'과 '프라다폰' 등 역작을 발표하며 글로벌 점유율 3위를 기록했던 LG전자.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히트작을 쏟아내며 휴대폰 명가라 불리며 15년 가까이 순항했습니다.

하지만 2009년부터 시작된 스마트폰 시장에 3년이나 늦게 진입하며 초기 대응이 늦어지면서 시장 주도권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MC사업본부는 스마트폰 경쟁이 심화한 2015년 2분기 이후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누적 영업손실만 5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인력 축소와 생산지 조정 등 사업 효율화에 나섰지만, 작년 한 해 영업 손실은 8천412억 원에 달했습니다.

최근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삼성과 애플의 양강체제가 굳어지고 보급형 시장에서는 중국 제조사의 가격 경쟁에 밀리면서 성과를 내지 못한 겁니다.

여기에 기존 브랜드를 없애고 새로운 포지션과 폼펙터 개발에 나서며 승부수를 던진 '익스플로러 프로젝트' 마저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더라도 미래준비를 위한 핵심 모바일 기술의 연구개발은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기존 사용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사후 서비스를 지속하고 약속한 제품이 공급될 수 있도록 5월 말까지 휴대폰 생산을 이어가겠다"고 전했습니다.

과도한 적자를 내는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미래 성장성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실용적인 사업 재편을 이어가고 있는 LG전자.

재무구조 개선과 최근 이어지고 있는 호실적을 바탕으로 신사업 개척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왕성호입니다. [wsh0927@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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