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 청학동 서당에서 불거진 엽기적인 학교폭력은 서당 측의 관리 소홀로 인해 사실상 방치돼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2월 청학동 한 서당에서 남학생 2명이 동성 학생 1명에게 체액을 먹이고 옷을 벗게 하는 등 엽기적으로 괴롭히고 상습 구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서당 측은 사건 발생 후 피해 학생이 퇴소할 때까지 상황을 모르다가 수개월이 지나 수사가 시작되자 인지했습니다.

사태 파악이 늦은 데 대해 서당 측은 오늘(30일) "학생끼리 있었던 일을 모두 알 수는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피해 학생은 "평소 가해 학생들을 중심으로 폭행이 자주 있었는데도 서당 측에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고문에 가까운 폭력이 있었을 당시 가해 학생들과 피해 학생은 함께 기숙사 방을 쓰는 사이였습니다.

이들은 5일가량 같이 생활하다가 다른 이유로 한방을 쓰는 사람이 바뀌면서 조금이나마 분리됐습니다.

하지만 방을 옮긴 뒤에도 가해 학생들이 방으로 불러서 주먹질하는 등 폭행은 이어졌다고 피해 학생은 증언했습니다.

피해 학생은 "방을 옮긴 뒤에도 이들이 불러 때렸기 때문에 관리자가 폐쇄회로(CCTV) 확인만 철저히 했어도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서당 측이 학생 간 갈등을 일상적인 일로 봤기 때문에 퇴소할 때까지 피해가 계속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피해 학생은 자신뿐만 아니라 중·고등학생 10여 명이 일상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피해자는 "장난을 빙자한 주먹질뿐만 아니라 빗자루 등 도구를 이용해 폭행하기도 했고, 하루에 2∼3명씩 괴롭혔다"며 "일부 피해자가 관리자에게 폭행 사실을 알렸지만 잠시 상황만 정리할 뿐 근본적인 해결에 나서지는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가해 학생들은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거나 수업 시간에 말을 했다는 등 이유를 들어 다수 학생을 수시로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어깨에 손을 올렸다는 이유로 5일 연속 주먹질을 하고 엎어치기를 해서 바닥에 던진 일도 있었습니다.

폭행은 밤낮 가리지 않고 서당 건물 안팎에서 일어났지만, 서당에서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당 측은 보호하는 학생들이 폭력성이 강하거나 주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등 특이사항이 있어 싸움이 종종 일어났다는 입장입니다.

서당 측은 "학생들 특성상 싸움이 자주 있었고, 상황을 인지하면 곧바로 관련 학생을 분리하는 등 조치했다"며 "폭행 사건을 알면서도 외면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다른 서당에서도 딸이 변기 물을 마시는 등 괴롭힘을 당했다거나 아들이 흉기로 위협을 당했다는 등 폭력 피해 신고가 잇따랐습니다.

피해 학부모 중 1명은 국민청원을 통해 "말을 안 들으면 죽인다면서 학생이 흉기를 들고 협박하는 일도 있었는데, 원장은 '애들끼리 그럴 수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폭로했습니다.

[ 구교범 인턴기자 / gugyobeom@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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