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대한상의 '최태원호'…재계, 코로나 딛고 활력 되찾나

최태원 회장 맞이하는 박용만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오늘(24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재계 안팎에서 신임 회장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1884년 대한상의 출범 이후 국내 4대 그룹 총수가 회장을 맡는 것은 처음입니다.

무게감 있는 새 경제단체장의 등장이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국내 기업들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한상의 임시 의원총회에서 24대 회장으로 만장일치 추대된 최태원 회장은 취임 인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충격과 구조적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 경제단체 역할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며 "상의를 둘러싼 이해관계자의 기대와 요구를 수렴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대한상의는 현 정부 들어 전경련을 제치고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로 부상했습니다.

재계는 대한상의의 높아진 위상과 함께 최태원 회장의 영향력에 남다른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 중 맏형인 최태원 회장이 적극적으로 재계 입장을 정부에 전달하고, 기업 규제 등 현안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시선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수감으로 당분간 어려워졌지만, 최근 4대 그룹 총수들이 수시로 모임을 하며 긴밀히 소통해왔다는 점도 대한상의 차기 회장으로서 최태원 회장의 역할에 거는 기대를 더 하고 있습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이끄는 한국무역협회와의 협력도 관심사입니다.

무협 회장은 그간 퇴직 관료들이 맡았으나 구 회장의 선임으로 15년 만에 민간 기업인이 협회를 이끌게 됐습니다.

새 경제단체 수장들이 최근 위축된 재계 모습에서 벗어나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해 달라는 주문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태원 회장이 SK그룹 경영에서 강조해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기조는 향후 대한상의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반영될 전망입니다.

최 회장은 이날 취임 인사에서도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과 국가 의제 해결에 경제단체들이 좀 더 적극적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대한상의는 최근 인사에서 기업문화팀 이름을 'ESG 경영팀'으로 바꾸고 조직도 강화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선 최태원 회장의 대한상의에 지역 중소상공인의 입장이 소외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대기업 중심의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달리 대한상의는 지역 중소상공인을 포함한 전국 19만 회원사 입장을 골고루 모두 대변해야 하는데, 대기업 총수인 최 회장이 이해관계와 처지가 다른 상공인들까지 대변해줄 수 있냐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최근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과 비대면 온라인 상견례를 열고 지역경제 활성화 지원을 위해 대한상의에 '지역경제팀'을 신설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규제 법안 등 재개 현안이 쌓이고 있는데, 최태원 회장이 대한상의에서 기업의 목소리를 더 잘 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임자인 박용만 회장은 국회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발로 뛰는 행보가 많았다"며 "최태원 회장은 개인 SNS 등으로 외부와 소통을 잘한다는 평가가 많은데, 앞으로 중요 현안에 효율적으로 재계 목소리를 내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 이태준 인턴기자 / taejun9503@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