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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 |
북한이 지난 21일 서해상으로 단거리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해 4월 14일 이후 11개월 여 만으로,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입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는 탄도미사일 발사만 금지하고 있어 순항미사일 발사는 위반 사항은 아닙니다.
저강도 무력시위로 한국과 미국의 반응을 떠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및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1일 오전 서부지역에서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이들 미사일은 단거리를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 관계자는 "구체적인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의 발사체는 탄도미사일이 아니라 순항미사일"이라며 "순항미사일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미 고위 당국자도 23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북한과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습니다.
이들 순항미사일은 한국군의 탐지 자산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순항미사일은
레이더망을 피하려고 최대한 낮은 고도로 비행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탄도미사일과는 달리 제트엔진을 쓰기 때문에 비행 속도도 마하 0.8∼0.9 정도로 느립니다.
대신에 방향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
레이더망을 회피하는 경로로 비행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14일에도
강원도 문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순항미사일 수 발을 발사한 바 있습니다.
앞서 미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북한이 지난 주말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잇따라 보도했습니다.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16일)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18일)의 담화, 한미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 종료(18일),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이후에 이뤄졌습니다.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동시에 겨냥한 저강도 무력 시위를 통해 반응을 떠보는 등 모종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8차 당대회 이후 내부체제를 다졌고 이제 본격적으로 대외적인 행동을 보일 것"이라며 "이번 저강도를 시작으로 앞으로 단계적으로 점차 대미 압박 수위를 끌어올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WP는 이번 시험발사가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의 첫 직접적 도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북정책을 수립 중인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이 핵 도발을 재개할 경우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왔으며 이달 초 북한이 시험을 재개할 수 있다는 신호를 미 정보당국이 탐지하면서 이러한 우려가 더욱 시급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번 발사 사실을 한국 합동참모본부가 왜 즉각 공개하지 않았는지 의구심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보통 합참의 발표를 통해 공개됩니다.
외신의 보도를 통해 발사 며칠 뒤에 알려지는 건 매우 이례적입니다.
군 관계자는 "군은 정보자산 노출 가능성 등으로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공개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4월에는 북한이 합동타격훈련 연장선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해 공개한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검토가 마무리 단계라면서 내주 말 한미일 3국의 안보실장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이태준 인턴기자 / taejun9503@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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