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짓 그런 것 같다. 뉴스를 보다 분노가 치민다. 불안감이 엄습한다.

‘뉴스가 분노와 공포를 유발한다’는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의 말이 딱 들어맞는 요즘이다.

‘인권’은 없고, 폭력과 살상이 난무하는 미얀마. 도심을 장악한 군경은 테러 집단과 다름이 없다. 군부 쿠데타 이후 250여명 가까이 목숨을 잃고 수천여명이 투옥됐다고 전해진다.

비무장 민간인을 상대로 한 야만적 탄압을 중단하라는 국제사회의 경고도 군홧발에 뭉개진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각국에서 미얀마 국민을 지지하기 위한 지지와 연대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

생생한 ‘그 때’의 기억들이 떠올라 안타깝기만 하다. 그들에게 하루빨리 ‘봄’이 찾아오길 기원한다.

답답한 가슴을 채 추스르기도 전에 먹먹한 소식이 들린다.

한인 4명을 포함해 아시아계 여성 6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애틀랜타 총격 사건으로 미국 전역이 들끓고 있다 한다. 뿌리 깊은 인종차별, 그에 따른 ‘증오범죄’의 한 단면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범죄가 급증했다. 그 ‘전조’를 대수롭지 않게 대처해 이번 ‘불행’을 낳았다는 현지의 목소리도 나온다.

애틀랜타는 물론 뉴욕, 워싱턴DC 등 미국 각지에서 증오범죄를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총기 사건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해 미국 관공서 등에 조기(弔旗) 게양을 명령했다고 한다.

모쪼록 똑같은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인종을 초월한 ‘인류애’가 지구촌에 퍼지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희생된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지긋지긋한 코로나19 소식이 또 이어진다. 유럽에서는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제3차 대유행이 현실화 될 거라는 우려다. 독일, 프랑스 등에선 경제 재 봉쇄에 나서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부작용 논란에도 불구하고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재접종을 서두르는 것도 이런 연유다.

국내에서는 일주일 가까이 확진자가 4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는 발표다.

각 지역별로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4명 중 1명꼴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다니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무뎌진 경각심을 다시 다잡아야 할 때다.

속 터지는 뉴스는 정점을 향해 치닫는다. 자신과 가족 명의로 주택 15채를 매매했다가 징계를 받고 퇴사한 LH 전 직원이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의 감사실장으로 근무 중이란 소식에 뒷머리가 띵하다.

휴일에도 LH 사태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이어졌다. 투기 의혹이 불거진 지방자치단체와 공기업 직원 등 23명이 추가 포착돼 내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LH 발 투기 의혹이 청와대를 비롯해 정치권까지 퍼지면서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투기 '망국병'이 언제쯤 사그라들 수 있을까. 백년하청(百年河淸)일 듯하다.

보궐선거 소식이 이어진다. 서울, 부산 모두 오차범위 밖에서 야권후보들이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야권 후보 단일화가 성사를 앞둔 모양새다.

두 지역 모두 부동층이 20%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언제나처럼 이들의 향배가 승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누가 당선이 되든,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벅찬 감정을 가슴에 품길 바랄 뿐이다.

그렇게, 상투어로 쏟아내는 집요하고도 복잡다단한 ‘뉴스’가 주말을 삼켜버렸다. 보통 씨의 ‘권고’처럼 뉴스에서 ‘계시’를 얻길 바랐지만, 오늘도 성공은 못 한 것 같다.

[이경재 기자 / mklkj@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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