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 "사측 감사위원 후보 독립성 문제"…형제간 갈등 '격화'

오는 30일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 선임을 두고 한국타이어가의 형제간 표대결이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이 회사 측이자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이 내세운 후보의 독립성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조 부회장은 오늘(19일) 법률대리인을 통한 서면 인터뷰에서 "회사가 추천한 김혜경 후보는 최대주주 인척의 대통령 재직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역임한 바 있어 주요 주주 인척과의 관계 및 정부 관련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분리 선출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로는 가장 중요한 요건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주장입니다.

동생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로, 김 후보가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 여성가족비서관과 시민사회비서관을 지낸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입니다.

조 부회장은 지난달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한국앤컴퍼니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제안하는 주주서한을 공개하며 이 교수가 선임되면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오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앤컴퍼니 회사 측은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김혜경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을 추천하며 맞불을 놨습니다.

조 부회장은 "오는 30일 주총에서 한국앤컴퍼니의 기업 거버넌스 정상화를 위한 토대가 마련되기를 바란다"며 "이를 위한 첫걸음이 회사가 아닌 주주가 제안한 이한상 후보가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에 선임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앤컴퍼니의 최대주주는 조현범 사장이지만 이번 주총부터 개정된 '3% 룰'이 적용되는 탓에 의결권이 조현식 대표와 같아졌습니다.

조 부회장은 "분리 선출 감사위원회 위원이 대주주와 경영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면 이번 개정 상법의 목표를 전혀 달성하지 못하게 된다"며 "분리 선출 감사위원으로는 회사가 아닌 소수주주의 주주제안 후보가 우선적으로 선임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국민연금도 지속가능성을 위한 견제라는 저의 진정한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실 것으로 믿는다"며 "한국앤컴퍼니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원하고 지지하시는 주주분들이시라면 저의 제안을 적극 지지해주시기를 호소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조 부회장은 "어떤 직함에도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미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조현범 대표를 비롯한 현 경영진의 일사불란한 경영상 판단을 존중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주요 주주 중 한 사람으로 회사와 모든 주주, 임직원과 함께 안정적이고 신속한 경영 판단을 지원할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직 외에 부회장, 이사회 의장, 사내이사 등 다른 직책에 대해서는 "개인의 의사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므로 주총 이후 회사의 미래를 위한 결정을 할 예정"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냈습니다.

아버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성년 후견 심판을 경영권 다툼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조 부회장은 "여느 가정과 마찬가지로 부모님을 자주 뵙고 있으며 성년 후견 개시 심판 청구는 건강이 좋지 못한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자식된 도리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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