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매일경제TV는 경기도 내 상당수 버스 업체들이 견습기간 동안 운수종사자들에게 '견습비'를 미지급했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시흥의 한 버스 업체가 견습비를 주지 않으려 경력직 운전자를 처음 운행하는 노선에 무리하게 투입했다는 주장이 나왔는데요.
배수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경기도 시흥의 한 버스 업체가 노선 숙지도 제대로 안 된 운수종사자를 현장에 바로 투입해 경기도민의 안전이 무방비에 놓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운전자들은 SNS메신저를 통해 "고속도로 운행이 무섭고, 버스 운전에 자신이 없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 업체가 광역버스와 시내버스 운수종사자 67명을 서로 전환 배치하는 인사발령을 낸 건 지난 달 23일.
광역버스와 시내버스는 운전 조작법이 다른데다 새로운 노선을 숙지해야 하기 때문에 '견습기간'이 필요한데도, 해당 업체는 단 '30분'만 운전 연습을 시켰습니다.
▶ 인터뷰 : 백일동 / 시민
- "버스라는 건 안정성이 더 확신이 들어야 하는 교통수단이잖아요. 기사님들조차도 불안하다고 느끼실 정도면 저희 승객 입장에서는 더더욱 불안할 수밖에 없는거죠."
운수종사자들이 지난해 7월, 그동안 미지급한 견습비를 달라고 노동청에 진정을 내자 견습비 지급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동안 신입 운전자에게 하루 종일 노선 견습을 했던 것과도 상반된 모습입니다.
▶ 인터뷰 : 시흥 A버스업체 운수종사자
- "30분만 견습해라, 제가 광역버스로 발령받고 진짜 눈물이 났어요. 시동을 꺼트렸는데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꺼트리다보니 당황하고 그런 상황에서 승객들이 무섭다고 내려달라고 항의를 하니까 제가 순간 눈물이 왈칵 났죠."
해당 업체는 "신입 기사가 아닌 재직 중인 기사이기 때문에 견습시간을 주는 건 마땅치 않다"고 일축했습니다.
이 업체의 비상식적인 행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지난 6일 해당 업체는 150명의 운수종사자들에게 노선 전환 인사를 또 냈습니다.
이번 인사를 놓고 뒷말이 무성한 가운데 운전자들에게 급여를 적게 지급하기 위한 사실상 '꼼수 인사'란 지적도 나옵니다.
광역버스는 경기도가 규정한 준공영제에 맞춰 월 24일 만기 근무 시 총 380만여 원의 임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이 업체는 이보다 훨씬 적게 인건비를 지급해 왔습니다.
매일경제TV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업체는 운전자들에게 세전 300만원 가량의 임금만 지급했습니다.
한편 이 업체는 경기도로부터 기존 1개 광역버스 노선 외에 6개 노선을 추가로 입찰받아 어제(15일)부터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 스탠딩 : 배수아 / 기자
- "시민들의 안전성 문제가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방관한 채 운행 개시 허가를 내준 경기도 역시 관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매일경제TV 배수아입니다.
취재 배수아 기자 [mksualuv@mk.co.kr]
촬영 박현성 기자 [mkph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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