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외화금고은행 '300조원' 쟁탈전 후끈…신한·KB국민은행간 금고지기 '2파전' 예고

【 앵커멘트 】
시중은행의 금고 유치 전쟁이 또 한번 시작됩니다.
이번에는 국민연금공단이 외환 거래 출납업무 등을 담당할 외화금고은행을 선정합니다.
기존 금고지기였던 하나은행이 이를 포기하면서 사실상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2파전이 될 전망입니다.
김용갑 기자입니다.


【 기자 】
국민연금이 외화금고은행 선정 공고를 냈습니다.

오는 7월부터 3년간 외화 금고지기를 담당할 은행을 입찰합니다.

국민연금은 내일(12일) 사업설명회를 시작으로 다음 달 16일 은행권의 제안서를 받습니다.

제안서를 토대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합니다.

외화금고은행에 선정되면 외국환 거래 관련 출납과 외화 보통예금 계좌 등을 관리하게 됩니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9월 기준 전체 적립금은 총 785조 원.

이 가운데 해외투자 비중은 36.6%인 287조 원 수준입니다.

해외투자가 지난 2013년 82조 원에서 2020년 3배 이상 급성장한 점을 고려하면 금고지기가 다룰 외화 규모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국민연금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 외화금고은행을 담당하던 하나은행은 국민연금 측에 포기의사를 문서로 전달했습니다.

하나은행 담당 수탁업무가 3영역이 됐기 때문.

국민연금은 주거래은행, 외화금고은행 등 6개 영역을 각각의 은행에게 나눠 맡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탁업무 위험분산을 위해 최대 2개 영역까지만 한 금융지주에서 담당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국민연금의 국내대체 수탁은행과 사무관리사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기존에 담당하던 외화금고은행을 포기한 겁니다.

우리은행의 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은행은 국민연금의 주거래은행과 국내주식 수탁은행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만약 외화금고은행에 선정되면 우리은행은 기존 2영역 가운데 하나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국내채권 수탁은행만을 담당하는 신한은행과 담당영역이 하나도 없는 KB국민은행은 외화금고를 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리딩뱅크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올해 첫 대결이 외화금고은행 쟁탈전에서 펼쳐지게 됐습니다.

매일경제TV 김용갑입니다 [gap@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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