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 빈자리' 바이오가 채우나…존재감 없던 바이오사업 부문 역할론 부각

【 앵커멘트 】
LG화학이 차세대 먹거리로 바이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바이오 사업은 그동안 배터리와 화학 등 다른 사업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했는데요.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던 배터리 사업이 분리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바이오 사업이 조명받는 모양새입니다.
고진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1981년 일찌감치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LG그룹.

현재 LG의 신약개발은 LG화학의 생명과학사업본부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룹 내 생명과학의 매출 비중은 불과 2%대.

바이오 업계에서의 존재감 역시 삼성과 SK에 뒤쳐지는 모양새입니다.

업계에서는 LG그룹의 핵심 사업이 전자와 통신, 화학으로 정리되면서 바이오가 뒷전으로 밀려난 영향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그런 LG 바이오 사업이 최근 배터리 사업 분할을 계기로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바이오 사업을 "미래를 위한 보물"이라 강조하며 신약 개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

손지웅 생명과학 부사장이 올해 유일하게 사장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도 LG화학 내 바이오 사업의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LG화학은 매해 생명과학사업 본부 매출의 20% 이상을 신약개발 R&D에 투자해 왔는데, 올해부터는 2천억 원 이상으로 대폭 늘린다는 방침입니다.

배터리 사업을 떼어낸 LG화학이 바이오 사업을 미래 먹거리인 '포스트 배터리'로 키우려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 인터뷰(☎) : LG화학 관계자
- "현재 통풍 신약, 비만 신약, 면역항암제 등 임상 단계에 진입한 신약 과제를 다수 확보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본부 매출의 4분의 1 이상을 R&D에 적극 투자할 계획입니다."

LG화학은 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의 신약 후보물질을 대거 사들였습니다.

LG화학이 보유한 신약개발 과제는 40여개로, 유한양행한미약품보다도 10개 가량 앞서 있습니다.

LG화학은 이를 토대로 오는 2030년까지 2개의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겠는 목표입니다.

바이오 위탁사업에 주력하는 삼성, 백신과 혈액제제 등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는 SK와 달리 신약으로 경쟁력을 입증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올해를 '성장의 해'로 선포한 LG화학.

그룹 지원 힘입어 그간 분사와 합병을 거치며 성장이 부진했던 바이오 사업에 다시 동력이 붙을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고진경입니다. [ jkko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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