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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사업 분사 준비하는 SK이노베이션
기사입력 2020-12-0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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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대표주자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 분사를 추진하면서 재계 관심이 뜨겁다.

경쟁사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분할하는 과정에서 개인 주주 반발을 산 만큼 어떤 방식을 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SK이노베이션LG화학처럼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분사를 추진하면서 논란이 뜨겁다.

사진은 SK이노베이션이 생산한 배터리.
<sk이노베이션 제공>


▶SK 배터리 분할 추진 왜
▷글로벌 시장 공략 위해 투자 유치 절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 대표는 지난 10월 말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0’에 참석해 “배터리 사업 분사를 재무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재계에서는 머지않아 분할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하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 분할에 나서는 것은 기존 주력 사업이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에서 가장 매출이 큰 사업은 정유업인데 코로나19에 따른 저유가 영향으로 실적이 갈수록 악화되는 중이다.

정유업 부진으로 SK이노베이션은 올 상반기 2조원 넘는 손실을 냈다.

화학 사업 역시 글로벌 업황 변화에 따라 실적 부침이 심하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글로벌 석유 제품 수요 약세로 정제마진이 갈수록 떨어지는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 4분기 영업적자는 2072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성장성 높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부문을 분할해 외부 투자를 유치할 경우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배터리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연간 생산능력을 4.7GWh에서 2025년 100GWh로 20배가량 키우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배터리 설비 투자에만 매년 3조~4조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헝가리 제2공장을 비롯해 중국 옌청, 미국 조지아 공장 등 설비 증설이 시급하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이 규모의 경제를 갖추려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야 해 재무 부담이 점차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배터리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LG화학 등 경쟁사들이 배터리 사업에서 흑자전환하는 만큼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 자회사 분할을 서두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분할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까. 여러 시나리오가 나온다.


첫째 물적분할을 통해 SK이노베이션 자회사로 두는 방식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 지배구조상 중간 지주사 형태다.

SK그룹 지주사인 SK㈜가 SK이노베이션 지분 33.4%를 보유했고, SK이노베이션 아래에 SK에너지, 종합화학, 루브리컨츠, 인천석유화학, 트레이딩인터내셔널, 아이이테크놀로지와 같이 6개 자회사를 뒀다.


전문가들은 중간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은 그대로 남고 SK에너지, 종합화학처럼 배터리 자회사를 하나 추가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앞서 지난해 4월에도 배터리 분리막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물적분할을 통해 SK이노베이션 자회사로 추가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 아래 사업 자회사가 하나 더 추가되는 개념이라 배터리 사업을 분할하더라도 주주 반응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둘째 인적분할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지배구조상 지주사 SK㈜ 자회사가 하나 더 생기는 개념이다.

기존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은 분할 비율에 따라 신설법인 주식을 취득하고 직접적으로 신설법인을 지배한다.

SK㈜의 경우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지배력만큼 신설법인에 대한 지분율 33.4%를 확보할 수 있다.


다만 SK이노베이션 측은 “배터리 분사 관련해 아직까지 확정된 사항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과제도 만만찮아
▷배터리 사업 적자 지속, 소송도 변수
배터리 사업 분할을 둘러싼 과제도 만만찮다.

배터리 사업에서 안정적인 이익을 내지 않으면 분사를 하더라도 시장에서 찬밥 신세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LG화학은 오랜 기간 배터리 사업에서 적자를 냈지만 분사에 앞서 흑자구조로 탈바꿈했다.

지난 3분기 매출 7조5073억원, 영업이익 9021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전지 사업에서만 1688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덕분에 물적분할을 둘러싼 개인 주주 반발에도 LG화학은 보란 듯이 배터리 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분할에 성공했다.

지난 10월 3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개인 주주 반발에 10%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 국민연금까지 분할에 반대하고 나서는 등 변수가 많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분사가 확정됐다.


이에 비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은 아직까지 적자에 허덕이는 중이다.

지난 3분기 매출 4860억원, 영업손실 989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1138억원)보다는 손실 규모가 줄었지만 흑자로 돌아서지는 못했다.

SK이노베이션 사업 구조를 보면 주력 사업인 정유, 화학에서 번 돈으로 배터리 적자를 감당하는 구조다.

하지만 배터리 사업 투자를 늘리면서 최근 몇 년 새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지난 3분기 기준 SK이노베이션 차입금은 14조원에 달한다.

현금,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만 10조원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 적자가 이어질 경우 배터리 사업을 분할하더라도 시장에서 냉정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2022년 손익분기점 달성이 목표인데 배터리 사업을 분할하면 그 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다”는 것이 재계 안팎 분석이다.


LG화학과의 배터리 소송이 장기전 양상으로 접어든 것도 무시 못 할 변수다.

LG화학은 지난해 4월 SK이노베이션이 자사 배터리 핵심 인력을 빼가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ITC와 미국 델라웨어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도 곧장 맞소송을 걸었다.

지난해 9월 자사 특허를 침해하는 배터리 제품을 LG화학이 미국에서 팔고 있다는 것을 걸어 ITC에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LG화학은 오히려 SK이노베이션이 특허를 침해했다며 ITC에 추가 소송을 냈다.


ITC는 LG화학이 처음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해 오는 12월 10일 최종 판결을 내린다.

앞서 2월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예비 결정을 내린 바 있다.

12월 최종 판결에서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할 경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크다.

나머지 소송은 늦어도 내년 말 최종 판결이 나온다.

소송전이 끝나려면 무려 1년 이상 시간이 소요되는데 SK이노베이션이 그 전에 배터리 사업 분할에 나서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라는 관측이다.

물론 최종 판결 이전에 LG화학과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최소 수천억원에서 조 단위 합의금을 지불해야 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규모 합의금을 낼 경우 투자 유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배터리 후발주자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하루빨리 투자 유치를 통해 세계 시장점유율을 높여야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분할 방식을 두고 주주 눈치를 봐야 하는 데다 소송전 결과도 예단하기 어려워 배터리 분사를 한없이 늦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재계 관계자 분석이 눈길을 끈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86호 (2020.12.02~12.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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