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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휘말려 경영 손놨던 中企…"무죄판결 났지만 적자 늪 빠져"
기사입력 2020-12-01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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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척간두 중소기업 / ① 지원보다 규제혁파가 우선 ◆
"지금처럼 정부가 중소기업 죽이기에 나서는 상황에서 누가 기업을 하겠나." 최근 중소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피해의식이 팽배하다.

문재인정부 들어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등 기업 경영에 심대한 타격을 주는 반기업 정책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와중에 기업규제3법,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제,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은 물론 경영자까지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규제 법들이 속속 도입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급감하고 경영위기에 빠진 중소기업들은 정부와 여당이 기업을 죽이는 정책을 연일 쏟아내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내년부터 299명 이하 중소기업에도 적용되는 주52시간제 시행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업종 특성상 주52시간을 지키기 어려운 조선업이나 건설업 중소기업들의 반발이 크다.

조선업은 야외 작업이 70% 이상이어서 우천, 태풍, 혹서기 또는 혹한기에는 부득이하게 일하지 못하고 밀린 공정을 특근이나 잔업으로 만회해야 하는 돌발 상황이 많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제도를 지킬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국회가 새롭게 도입하려는 법들도 중소기업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어느 것 하나 걸리기만 하면 중소기업을 바로 문 닫게 할 수 있는 법안들이기 때문이다.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제품을 만드는 중소기업들은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집단소송제법이 제정되면 증권 외 분야에서도 손쉽게 집단소송이 가능해진다.

또한 상법 개정을 통해 최대 5배에 달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될 예정이다.


깨끗한나라는 2017년 3월 소비자들로부터 소송에 휘말렸다.

한 시민단체에 의해 깨끗한나라 제품인 '릴리안'이 유해화합물이 포함된 생리대 중 하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브랜드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시장점유율은 8%에서 1%로 떨어졌고 회사는 적자로 전환됐다.

소비자 5287명이 1인당 200만~300만원을 위자료로 지불하라고 깨끗한나라에 요구했다.

하지만 지난 9월 나온 1심 결과에서 소비자들은 패소했다.

재판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7년 12월 릴리안을 포함해 시중에 유통되는 생리대 제품을 전수조사한 결과 어떤 제품도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판단한 점을 들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들이 확인된 유해물질 위해성도 증거로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비과학적 논란에 휘말린 깨끗한나라만 애꿎은 피해를 본 것이다.


중소기업들은 집단소송제가 도입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처럼 기업이 논란에 휘말리기만 해도 큰 타격을 입는데, 승소할 경우 엄청난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획 집단소송이 남발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

한 완구 업체 관계자는 "지금도 블랙컨슈머가 많은데 집단소송법과 손해배상제가 도입되면 이를 빌미로 합의금과 수임료를 노린 기획 소송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런 소송 비용을 내느니 차라리 문을 닫겠다는 업체가 많다"고 설명했다.

1일 '집단소송법·징벌적 손해배상제 공청회'에서 토론자로 나선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기업의 위법 행위 여부와 무관하게 법률 비용이 증가하고, 소비자 신뢰 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며 "특히 중소기업은 자금 여력이 없어 소송 대응 능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도산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달 12~23일 소비재 중소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의견 조사 결과를 토대로 "법무팀이나 변호사가 없는 중소기업이 92.2%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기업규제3법에 포함된 전속고발권 폐지도 중소기업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다.

이 법이 통과되면 공정거래위원회 외에 검찰도 경성담합 등에 대해 고발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다른 경쟁사나 앙심을 품은 단체가 제보했을 때 검찰이 압수수색에 들어갈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기업 경영 관련 다른 사항에 대한 별건 수사로 이어질 수 있어 중소기업 경영이 무척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검사, 인증, 교육 의무와 관련된 각종 비용 유발 규제도 중소기업을 옥죄고 있다.

각종 검사와 인증, 교육이 너무 많다 보니 중소기업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매출액이 40억원인 한 중소기업은 생산 모델별로 10여 개 인증을 받다 보니 전체 매출액에서 6%를 인증 비용으로 지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중기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은 연간 인증 비용으로 평균 2180만원을 지불하는데, 63.7%가 비용이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인증 취득을 위한 평균 소요 기간은 5.5개월로 조사됐는데 55.7%가 소요 기간이 부담된다고 답변했다.


김경묵 덕성여대 교수는 "주52시간이든 최저임금이든 시장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지나친 개입을 하면서 왜곡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도 주별로 그리고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하고 있는데 우리도 중소기업에 대해 업종에 따라 차등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공동기획 : 매일경제신문사·중소기업중앙회
[기획취재팀 = 이덕주 팀장 / 신수현 기자 / 안병준 기자 / 박윤균 기자 /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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