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텃밭이던 애리조나주에서 밀리면서 개표 레이스에서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개표 초반까지만 해도 기대감에 부풀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한밤중 들려온 애리조나의 '배신'에 노발대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현지시간 4일 보도했습니다.

애리조나는 이번 대선에서 경합주로 꼽힌 6곳 중 하나이며, 트럼프 캠프가 이곳을 '다 된 밥'으로 낙관한 게 결정적 패인이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NYT가 재구성한 대선일 백악관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개표 초반 플로리다가 트럼프 우세 지역으로 떠오르자 백악관 분위기는 점차 고조되기 시작했으나 밤 11시 20분 폭스뉴스가 애리조나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 예측을 긴급 타전한 게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애리조나에 '뒤통수'를 맞은 직후인 0시 40분에는 바이든 후보가 지지자들 앞에 등장해 "승리의 길로 가고 있다"고 연설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거의 동시에 트윗을 올려 민주당이 이번 선거를 "훔치려 한다"고 비난하고는 30분 뒤 백악관 연설에서 사실상 승리 선언을 하면서도 "대법원으로 갈 것"이라며 소송전을 예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리조나를 놓친 이유로는 생전 '애리조나의 아들'로 불리던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과 앙숙으로 지내며 표심을 잃은 것, 애리조나로 유입된 라틴계 표심을 충분히 얻지 못했던 것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 이성민 기자 / smlee@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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