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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회 "윤석열 총장이 북부지검장에 제 수사 지도…검찰 수사·기소권 남용"
기사입력 2020-11-0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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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7일 허인회 전 녹색드림협동조합 이사장이 서울북부지법에서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윤식 기자]

'86세대 운동권' 출신 허인회 전 녹색드림협동조합 이사장(56·구속)이 자신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열린 첫 재판에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남용한 전형적 사례"라고 검찰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허씨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북부지검장에게 제 수사를 보고받고 지도했다"며 윤 총장까지 겨냥했다.

그는 공소장 일본주의(一本主義) 원칙도 꺼내들며 현행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30일 서울북부지법 형사12단독 이원 부장판사는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에 대한 청탁·알선 대가로 각종 업체에서 3억9000만원 상당을 받고 2억원을 더 받기로 약속한 혐의로 기소된 허 전 이사장과 공범 2명에 대한 첫 공판을 심리했다.

허씨는 피고인 발언시간에 A4용지에 적어온 입장문을 읽으며 검찰 수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검찰은 지난해 6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의 태양광 불법하도급 혐의 고발 수사로 시작된 본건 외 별건 수사를 1년6개월간 수행하면서 경찰, 검찰에서 100여명을 소환 조사했고 20여곳 이상 압수수색 했다"며 "국정감사 과정에서 윤석열 총장이 (김후곤) 북부지검장에게 제 수사를 보고 받고 지도(했다고 발언)한 게 있었다.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 위반 행위이며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남용한 전형적 사례"라고 주장했다.

윤 총장은 지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허인회 씨가 얼마 전에 구속이 됐는데 그런 것도 북부지검장이 저한테 와서 보고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검장이 주요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는 것은 통상적인 절차라는 지적이 나온다.

허씨 측 변호인은 통화에서 "검찰이 1년6개월 수사를 한 것에 대해 다른 의도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말씀하신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허씨는 "(검찰이)확정되지 않은 사실로 재판장에게 예단을 줄수 있는 별지기재 범죄일람표를 공소장에 기록 제출해 공소장 일본주의를 위반하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허씨측 변호인은 "검찰 실무와는 다르게 학계에서는 '범죄일람표를 공소장에 기재하는 게 (재판장에게) 예단을 준다'는 견해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는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때 공소장 하나만을 법원에 제출하고 기타의 서류나 증거물은 일체 첨부 ·제출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허씨 주장에 대해 " 공소장일본주의 관련해서 쉽게 납득이 안 된다"고 밝혔다.

또 범죄일람표를 공소장에 적시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시행된다는 점에서 특별히 허씨만을 겨냥한 조치라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씨는 "10주 전 검찰의 사흘 연숙 심야수사로 인해 제 당뇨가 심하게 악화됐고 심한 각막염을 앓게 돼 옥중생활에서 사실상 실명위기 처했다"고도 주장했다.


이날 검찰은 허씨가 2014년 9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국회의원들에게 무선 도청탐지장치 납품업체 관계자를 소개해주고 국회 상임위 소관 국가·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해당 장치를 설치하도록 자료 요청 등을 청탁하는 대가로 1억700만원 상당을 수수했다는 공소사실을 밝혔다.

허씨는 또 2016년 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대행사의 부탁을 받고 국회의원·지자체장에게 청탁·알선하는 대가로 2억5300만원 상당을 받았고 1억원을 추가로 받기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허씨 측 변호인은 "변호사법 위반 사항은 사무중개 행위지 자신의 사무를 처벌하라는게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정했다.

도청탐지장치와 생태협력보전금 관련 청탁은 허씨 자신의 사무기 때문에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변호사법은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향응 등을 받고 감정·대리·중재·화해·청탁·법률상담 등 법률사무를 취급하거나 알선'하는 데 대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허씨는 또 김 모씨(62)와 함께 2015년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체로부터 침출수처리장을 인천에서 서울 마포구로 변경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서울시 공무원에게 청탁을 알선하는 댓가로 1억원을 받기로 하고 3000만원을 송금받았다.

특히 김씨는 주변에 "동생이 국회의원"이라며 말하며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김씨측 변호인은 "(김씨가)허씨와 같이 만난 사실은 있지만 '동생이 국회의원'이라고 주장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변호인은 또 "(둘이) 2018년 5월에 만났는데 (당시) 국회의원에 당선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허씨와 김씨측은 3000만원은 빌린 돈이고 이후 갚았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다음 재판에서 허씨 측 직원 등 2명을 증인으로 불러 심문을 할 예정이다.

다음 재판은 12월 4일 열린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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