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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한채씩 정해준 쿠바…불법브로커 없이는 이사 못해
기사입력 2020-10-2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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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지는 전월세 암시장 ◆
국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다며 국가가 주택 시장을 통제한 사례는 종종 존재한다.


대표적인 실패 사례는 쿠바의 부동산 정책이다.

쿠바는 피델 카스트로 정권이 들어선 이후 주택을 사고팔 수 없도록 금지했다.

그렇다고 국민이 평생 이사를 안 하고 살 수는 없는 일. 이사를 하되 집과 집을 일대일로 맞교환하도록 만들었다.

쿠바 속어로 '집바꾸기(Permuta)'라고 불리는 절차다.

쿠바 주택 시장을 통째 암시장으로 만든 원흉이다.

이 제도에선 내가 이사 가고자 하는 집에 사는 집주인도 내가 살고 있는 집을 원할 경우는 문제가 없다.

둘이 집을 바꾸면 된다.

하지만 양자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실제로 집을 옮기려면 이사를 원하는 사람 4~5명 이상이 서로서로 집을 바꿔야만 한다.


게다가 주택 절대량이 부족하다.

모든 주택을 국가가 지어주는 게 원칙이지만 경제난 등으로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2016년 기준 쿠바의 주택 수는 약 370만가구로 알려졌다.

적정 수요보다 70만가구가 부족하다고 한다.

국가가 집을 공급하지 못하자 사람들이 집을 쪼개 쓰거나 직접 짓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안전이다.

쿠바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붕괴 직전 집에 살고 있는 아바나 시민 수는 2018년 기준 2만8000명 정도로 알려졌다.

공식 집계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3년까지 총 3856채의 아바나 빌딩이 무너진 것으로 나타난다.


뉴욕타임스가 2008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수도 아바나 중심가에는 토요일마다 '구집자' 수백 명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의 위치와 주변 환경, 방 개수, 화장실 위치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서성인다고 한다.

돈을 받고 집을 옮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브로커들이 이들에게 접근한다.


쿠바 국민은 집이 없다는 부담에서는 자유로워졌을지 모르지만 살고 싶은 집, 안전한 집에 살 수 있는 자유는 빼앗긴 셈이다.


지난여름 인터넷 부동산 카페에서 화제가 된 베네수엘라 사례는 쿠바 주택제도처럼 극단적이지는 않다.

오히려 그래서 우리나라 현 상황과 더 닮았다.

2003년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1987년 이전에 건설된 주택의 임대료를 9년간 동결시키라고 명령했다.

2011년에는 임의적퇴거금지법을 시행했는데 이는 임차인이 새로운 주택을 얻을 때까지 퇴거를 강요할 수 없도록 규정하는 법이었다.

각각 임대료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연상케 한다.

이 같은 규제로 베네수엘라의 임대용 주택 공급은 크게 감소했다.

2012년 주택 임대율은 2003년 대비 무려 95% 하락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극빈층을 돕고자 이러한 정책을 실시했다지만 거꾸로 주택 임대가 단절되면서 주택을 매입할 수 없는 빈곤층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는 평가다.


[김동은 기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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