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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왕홍` 커머스 크리에이터 전성시대
기사입력 2020-10-2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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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조4000억원.
지난 10월 22일 진행된 11·11(쌍십일) 쇼핑 축제 사전 판매에서 왕홍(網紅·중국의 온라인 인플루언서) 2명이 팔아치운 금액이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즈과’는 타오바오 라이브커머스에서 1, 2위를 다투는 왕홍 리자치와 웨이야가 약 3억명 시청자에게 화장품, 식품, 의류 등을 각각 40억위안 넘게 판매한 것으로 추산했다.

할인 혜택을 챙기려 새벽 2시까지 기다린 시청자들은 1초 만에 클렌징크림 21만개를 구매하며 매진 사례를 벌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조만간 이런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을 듯하다.

중국 왕홍처럼 1인 미디어를 통한 상품 판매에 특화된 ‘커머스 크리에이터’가 각광받고 있다.

최근 유튜버 뒷광고 사태와 라이브커머스 시장 성장을 계기로, 인플루언서 유형이 콘텐츠 크리에이터에서 커머스 크리에이터로 진화하는 분위기다.



‘립스틱 오빠’로 유명한 뷰티 전문 왕홍 리자치(李佳琦)의 라이브커머스 방송 화면. <유튜브 캡처>

▶커머스 크리에이터가 뭐길래
▷좋은 상품 싸게 파는 인플루언서
그간 국내 주요 인플루언서는 대부분 ‘콘텐츠 크리에이터’였다.

먹방, 요리, 영화, 정치, 아동 등 자신만의 독보적인 콘텐츠를 바탕으로 수백만 구독자와 팬덤을 거느렸다.

연예인 못잖은 인기를 누렸지만 문제는 수익 모델이었다.

조회 수 기반 임의 광고(구글 애드센스), 구독자 후원(슈퍼챗, 별풍선 등), 기업 제휴 광고(브랜디드, PPL 등)를 통해 돈을 벌었지만, 최근 ‘뒷광고’ 논란이 불거지며 가장 큰 수익원이었던 기업 제휴 광고에 제동이 걸렸다.

‘유료광고 포함’이 표시된 영상은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의 집중력과 선호도를 떨어뜨렸고, 이는 광고 효과 감소로 이어져 유튜버와 기업 모두 타격을 입었다.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커머스 크리에이터다.

커머스 크리에이터는 상품 판매·마케팅 관련 콘텐츠를 기획·제작·방송하는 인플루언서를 말한다.

이들은 아예 대놓고 기업을 홍보하는 ‘앞광고’에 능하다.


‘네고왕’이 대표적이다.

네고왕은 황광희 씨가 기업 대표를 직접 찾아가 제품을 이용해보고 가격 협상을 벌이는 것이 주 내용. 시청자는 황 씨가 기업 대표를 만나 소비자를 대변하며 반값 흥정을 벌이는 데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여기에 쏠쏠한 할인 혜택도 누릴 수 있어 기업 광고인 줄 알면서도 영상을 챙겨보게 되고, 실제 구매까지 하게 된다.

황광희 씨가 사실상 ‘커머스 크리에이터’ 역할을 하는 것.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유튜버들도 잇따라 ‘라방(라이브커머스 방송)’의 쇼호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구독자 147만명을 거느린 먹방 유튜버 ‘입짧은햇님’은 지난 8월 소상공인 상품 홍보 라방 ‘어디까지 팔아봤니’에서 초당 12개 이상 상품을 판매했다.

90분 동안 진행된 방송에서 ‘쿡솜씨협동조합 순대볶음’ ‘모시촌협동조합 모시가래떡’ ‘남원김부각협동조합 김부각’ 등 3개 식품을 시식하며 2만6000여명 동시 접속, 6만5000개 판매, 3억원 이상 판매고라는 놀라운 실적을 올렸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함경식 원장(함경식TV 구독자 13만명)과 뷰티 유튜버 ‘로즈픽스(구독자 약 10만명)’도 지난 7월 카카오커머스 라방에서 뷰티제품 코스알엑스 패드를 소개하고 피부관리 팁도 설명하며 5000세트 이상을 팔아치웠다.

신발 전문 유튜버 ‘와디(와디의신발장 구독자 약 15만명)’는 반스 애너하임 콜렉션 선공개 라방에 출연해 브랜드의 역사, 제품 디테일을 소개하며 시청자 수 38만명을 기록했다.

캠핑 전문 유튜버 녜미누TV도 구독자는 7500명 정도지만 야외에서 내셔널지오그래픽 캐빈하우스 텐트 판매 라방을 진행해 4억원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티몬은 라이브커머스 웹 예능 '쑈트리트 파이터'를 통해 연예인 등 셀럽의 캐릭터와 제품 간 시너지를 극대화한 방송을 잇따라 선보였다.

이연복 쉐프는 즉석 요리팁과 함께 후라이팬을, '소는 누가 키울 거야, 소는?'의 유행어로 알려진 개그맨 박영진 씨는 한우를 생방송으로 판매해 호응을 이끌어냈다.

티몬 관계자는 "티몬 소속 쇼호스트와 유튜버를 활용한 영상 콘텐츠를 지속 제작중이다.

식품, 생활용품, 뷰티 등 주요 상품 판매와 연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점차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티몬은 라이브커머스 웹 예능 '쑈트리트 파이터'를 통해 연예인 등 셀럽의 캐릭터와 제품 간 시너지를 극대화한 방송을 잇따라 선보였다.

이연복 쉐프는 즉석 요리팁과 함께 후라이팬을, '소는 누가 키울 거야, 소는?'의 유행어로 알려진 개그맨 박영진 씨는 한우를 생방송으로 판매해 호응을 이끌어냈다.

티몬 관계자는 "티몬 소속 쇼호스트와 유튜버를 활용한 영상 콘텐츠를 지속 제작중이다.

식품, 생활용품, 뷰티 등 주요 상품 판매와 연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점차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커머스 크리에이터를 통한 마케팅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평가다.

네고왕 이벤트로 자사 배달앱 가입자를 30만명에서 250만명으로 끌어올린 BBQ의 한 관계자는 “배달앱을 거치지 않고 직접 소비자와 접하게 되며 중개 수수료 절감은 물론, 주문 데이터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향후 자체 앱 이용자 주문 데이터를 집중 분석해 세대별, 성별, 지역별, 시간별 인기 메뉴를 개인 맞춤형으로 제안하는 스마트 마케팅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커머스 크리에이터 전문 MCN ‘모노라이트’의 김성수 대표는 “정보의 홍수에서 소비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인플루언서의 추천을 믿고 구매하는 ‘팬덤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제품력이 좋고 저렴하기만 하다면 인플루언서의 추천은 소비자에게 ‘광고’보다 ‘정보’로 받아들여진다”고 전했다.



중국 왕홍처럼 1인 미디어를 통한 상품 판매에 특화된 ‘커머스 크리에이터’가 각광받고 있다.

사진은 ‘네고왕’의 한 장면. <유튜브 캡처>


▶전망은
▷“왕홍처럼 자신의 PB상품 팔게 될 것”
업계에서는 국내 커머스 크리에이터가 중국의 왕홍처럼 진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중국에서는 왕홍이 제조사와 직접 협상해 단독 상품을 최저가에 판매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이름이나 캐릭터를 따서 PB상품을 선보이기도 한다.

다른 채널에서는 접하기 힘든 상품 구성과 저렴한 가격 덕분에 팬은 물론, 일반 소비자들도 믿고 구매하니 제조사 입장에서는 훨씬 효율적인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다.


중국 왕홍 마케팅 전문기업 투에이비(TWOAB)에 따르면, 기존 이커머스 채널의 구매 전환율(조회 수가 구매로 전환되는 비율)은 0.37%에 불과하지만 SNS에서는 6~10%로 상승하고, 최상급 왕홍이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할 때는 2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왕홍 마케팅의 정석에 대해 TWOAB는 “제품과 성격이 맞는 왕홍을 발굴해 SNS를 통해 팬덤을 형성하고 오픈마켓(타오바오)에 진입한 뒤, 다시 SNS를 통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라”고 조언했다.


우리나라도 크리에이터 PB상품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크리에이터 굿즈몰 ‘마플샵’에 따르면, 지난 10월 21일 기준 9362명의 커머스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캐릭터를 이용한 굿즈 상품 11만6702개를 판매 중이다.

노래 전문 유튜버 A씨(구독자 약 7만5000명)는 의류, 폰케이스 등의 굿즈 디자인을 진행, 지난 6월 마플샵 입점 후 10월 현재까지 약 8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초단편영화 제작 전문 유튜버 B씨(구독자 약 71만명)는 폰케이스, 패션 악세서리 등의 굿즈를 5000여만원어치 팔았다.


이런 흐름에 맞춰 정부도 지난 8월 미래 유망 신직업 14개 중 하나로 커머스 크리에이터를 선정,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는 “최근 비대면 경제의 부상으로 온라인 판매 채널 비중이 증대함에 따라 커머스 콘텐츠 전문인력 확충 등 지원이 필요해졌다”며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에서 올해 500명을 목표로 커머스 크리에이터 교육 과정을 운영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SNS에 ‘바로 구매’ 기능이 추가되며 연예인, 홈쇼핑 쇼호스트, 인스타그래머, 유튜버 모두가 커머스 크리에이터로 변신하게 될 것이다.

소비자는 구매 후기와 경험을 다시 SNS에서 공유, 소통하며 크리에이터에 대한 팬덤과 소속감을 더욱 키워나가게 된다.

업종과 분야마다 전문 커머스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팬덤을 키워나가며 하나의 거대 유통 채널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단순히 말만 잘해서는 안 되고, 진정성 있게 팬들과 공감, 소통하며 니즈를 분석해 어떤 상품을 얼마나 저렴한 가격에 소싱하는가가 커머스 크리에이터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김성수 대표의 전망이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81호 (2020.10.28~11.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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