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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경제성`만 따져…"한수원, 판매단가 의도적으로 낮췄다"
기사입력 2020-10-20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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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성1호기 감사 결과 파장 ◆
감사원이 20일 '정부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에 대해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지만 조기 폐쇄 조치의 정당성 여부는 이번 감사 범위 밖"이라는 결론을 내놨다.

아울러 조기 폐쇄 결정에 관여한 산업통상자원부·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소속 기관장의 자체 조치 등에 맡겼다.


감사원이 조기 폐쇄 타당성에 대해 분명한 결론을 내리지 않음에 따라 현 정권의 탈원전 정책도 치명타를 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기 폐쇄 조치의 정당성을 두고 최재형 감사원장과 친여 성향 감사위원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역대 최장 기간'이 될 정도로 감사 기간이 길어지자 '절충안'으로 선회한 결과로 보인다.

이번 감사가 여야 초미의 관심사가 되자 그 후폭풍에 대비하기 위한 '정무적 고려'도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공은 정치권과 검찰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는 이미 감사보고서에 언급된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할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정재훈 한수원 사장과 함께 당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으로 경제성 평가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고발 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를 통해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의 핵심이 되는 '원자력 판매단가'를 한수원이 의도적으로 낮춰 잡아 '조기 폐쇄' 결론을 유도했다고 봤다.

구체적인 방식은 판매단가 산정 방식을 바꾸는 것이었다.

한수원은 2018년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용역을 맡은 삼덕회계법인이 '전년도 판매단가'를 기준으로 잡자 '한수원 전망단가'로 기준을 바꿔 적용하도록 했다.


한수원 전망단가는 한수원의 전기판매수익 예측치를 근거로 산정된다.

미래 단가 변동 추세를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실제 단가와 오차가 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수년간 통계치에 따르면 한수원 전망단가는 실제 판매단가보다 낮게 산정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한수원이 이를 알면서도 예측치 보정 없이 그대로 경제성 평가에 사용했다는 게 감사원 지적이다.


판매단가는 원전 수익과 직접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하락과 직결됐다.

한수원은 2018년 3월 자체 평가보고서에서 월성 1호기를 2022년까지 예정대로 가동하면 3707억원의 이익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2개월 뒤 평가용역을 맡은 삼덕회계법인 보고서에서는 이익이 1778억원으로 줄었다.

회계법인과 산업부·한수원이 함께 수정 회의를 거친 뒤에는 224억원까지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한수원은 첫 경제성 평가 당시 원자력 판매단가가 2018년 1킬로와트시(kwh)당 59.26원에서 2019년 52.67원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해 실제 판매단가는 58.31원으로 오히려 5.64원 높았다.

그러나 감사원은 "(정부의) 월성 1호기 가동 중단 결정은 경제성 외 안전성이나 지역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것"이라며 "이번 감사 결과를 월성 1호기 가동 중단 결정 타당성에 대한 종합적 판단으로 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월성 1호기에 대한 경제성 평가가 타당했는지에만 감사를 한정할 뿐 정부 탈원전 정책에 대한 종합평가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또 감사원은 당시 경제성 저평가 작업에 밀접하게 관여한 것으로 평가된 백 전 장관, 정 사장에 대해 검찰 고발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감사원 감사가 시작된 이후 월성 1호기 관련 자료를 무단 삭제한 산업부 국장 등에 대해서도 산업부 장관의 자체 징계만 요구했다.

감사 핵심 사안 대부분에 대해 혐의를 지적했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 평가나 조치는 유보한 셈이다.


이 같은 절충안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감사위원직 한 자리가 청와대와 감사원장 간 알력으로 끝까지 공석으로 남은 것도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 원장이 임명을 제청한 법조인 출신 인사는 청와대에 의해 기각당했고, 반대로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 신임이 두터운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임명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최 원장이 거부했다는 후문이다.

7명 정원을 채우지 못한 감사위원회는 6명으로 운영됐고, 3대3으로 의견이 갈려 다수결에 따른 결론이 나오지 못한 것으로 추측된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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