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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와 아세안 중소기업 디지털화
기사입력 2020-10-1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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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자카르타 시내의 한 쇼핑몰에서 라마단(Ramadan) 기간 진행된 할인 행사
[우리가 몰랐던 아시아-66] 2020년 지구촌을 강타한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첫 감염 소식이 전파된 이래 이미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각각 3900만명, 11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코로나19가 단기간에 종식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 가운데, 아시아는 다른 대륙들에 비해 이번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해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비록 인도와 이란 등이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나라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 등은 서구 매체들이 꼽은 방역 모범국에 예외 없이 포함돼 왔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역시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데 상대적으로 선방해온 것으로 관측된다.

10월 15일 기준 아세안에서는 확진자 80만여 명, 사망자 1만9000여 명이 집계됐다.

10개 회원국 중 확진자 숫자가 나란히 30만명을 돌파한 필리핀과 인도네시아가 전체 감염 사례 중 85%가량을 구성하고 있다.

최근 미얀마와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확진자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역내 전반적으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일정 부분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언뜻 양호해 보이는 이들 수치와는 별개로 코로나19 대유행이 개발도상국이 대부분인 아세안 경제에 가져온 충격파는 심각하다.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실물경제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조짐이 뚜렷하다.

이를 증명하듯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설립된 싱크탱크인 아세안·동아시아경제연구소(ERIA)는 코로나19 사태로 아세안에서 3000만명 이상이 직업을 잃고, 약 1800만명이 빈곤에 내몰렸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 가용 자원 및 예산 제약 등 걸림돌로 인해 실마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다수 회원국이 올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도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될 정도다.


특히 발등의 불을 끄기도 버거운 아세안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타격이 비교적 제한적인 국영기업이나 불황을 버틸 수 있는 실탄이 조금이라도 축적된 대기업 등과는 달리 존립 기로에 놓인 중소기업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속출하는 실정이다.

물론 소비 위축, 유동성 고갈 등 잇따른 악재 속에 중소기업계가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시기를 보내는 것이 비단 아세안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아세안 경제에서 중소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경제권 못지않게 높다는 점에서 아세안 사회의 앞날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분석마저 제기된다.


최근 `업스킬을 통한 성공-디지털 경제에서의 아세안 중소기업` 주제로 열린 아세안·동아시아경제연구소(ERIA)의 웨비나
자카르타에 위치한 아세안 사무국(ASEAN Secretariat)에 따르면 중소기업계는 아세안 회원국 기업 수의 95~99%를, 일자리의 51~97%를 담당하고 있다.

이들 중소기업은 개별 국가 국내총생산(GDP)의 23~58%를, 수출액의 10~30%를 책임지는 것으로도 집계된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들은 각각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GDP의 30%, 40%를 창출하는 것으로 조사된다.

아세안 경제의 중심축으로서 위상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들 경쟁력은 높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관찰이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태국 등의 일부 비즈니스를 제외하면 마케팅과 연구개발(R&D), 글로벌화 등 측면에서 갈 길이 먼 기업들이 다수인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필자가 인도네시아에서 만난 중소기업들 중에서 내로라하는 기술력을 갖추거나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하는 곳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코로나19 사태를 아세안 중소기업들의 체질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영세 자영업으로 상징되는 기존 모델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을 꾀해야 한다는 것. 2010년대 중반 이후 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된 전자상거래 및 핀테크 등을 적극 활용해 중소기업계 디지털화에 한층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한국 기업들의 현지 진출과도 밀접하게 연관될 수밖에 없는 아세안 중소기업계의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생존 노력이 어떻게 전개돼 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방정환 YTeams 파트너 / '수제맥주에서 스타트업까지 동남아를 찾습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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