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神의 직장' 기업은행, 직원에 황제대출…'이자율 0.3%' 전세대출에 2천억원 '펑펑'

【 앵커멘트 】
서울시가 최근 750억 원의 세금을 투입해 공무원들에게 연 1%로 전세대출을 해주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죠.
그런데 직원들에 1%도 아닌 0.3%로 황제대출을 해주고 있던 공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기업은행인데요.
기업은행은 전세대출을 위해서만 2천억 원의 예산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취임한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줄곧 부르짖고 있는 혁신경영과는 정반대 행보인데요.
이쯤 되면 윤 행장이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할 듯 합니다.

김용갑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매일경제TV가 IBK기업은행에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받은 자료입니다.

기업은행은 직원들에게 임차보증금 목적으로 직원 1인당 1억8천만 원까지 지원을 합니다.

대출금리는 0.3% 수준.

지난 2015년 0.31%, 2016년에는 0.33%, 2017년 0.36%로 0.3%대를 유지하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0.4%, 0.5%로 소폭 올랐습니다.

비교적 오른 0.5% 금리로 1억8천만 원을 지원 받는다고 가정해도 직원들의 1년 이자는 97만 원, 한 달 기준으로는 겨우 8만 원에 불과합니다.

반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기업은행에서 고객이 전세대출을 받을 경우 이자는 2.31%.

고객은 1억8천만 원을 빌리면 연 414만 원, 월 34만 원을 부담해야합니다.

고객들은 기업은행 직원들에 비해 4배가 넘는 이자를 부담하는 셈입니다.

국내은행의 전세대출 평균 금리인 2.56%와 비교해도 국책은행 직원이라는 이유로 큰 혜택을 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득의 / 금융정의연대 대표
- "기업은행은 디스커버리 사태로 피해고객들도 있는 상황이고, 피해보상도 제대로 안해주면서 자신들은 전세보증금이라는 복지를 저리로 쓰고있냐는 배신감도 들 수 있죠. 특혜금리로 볼 수 있죠."

이같은 기업은행 직원의 '황제대출' 규모는 지난 2015년 1천33억 원 수준이었지만 2018년에는 1천926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기업은행은 올해도 직원들의 임차보증금 예산으로 2천억 원을 편성했습니다.

기업은행의 임직원 수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도 지원규모는 금감원 70억 원, 수출입은행 200억 원, 산업은행 400억 원대에 비해 큽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주택임차보증금 지원제도는 직원들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제도"라며 "사회통념상 과도한 혜택이 되지 않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업은행은 또 직원들의 세금부담을 대출금리에 포함시키면 금리 수준이 소폭 오른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통상 고객들도 전세대출을 받을 때 보증료 등 수수료를 부담하지만 이를 대출금리로 반영하지는 않습니다.

▶ 스탠딩 : 김용갑 / 기자
- "기업은행의 과도한 직원복지 등 방만경영으로 인한 부담이 중소기업과 국민들에게 전가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매일경제TV 김용갑입니다. [gap@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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