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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보이스트롯’ 추대엽 “‘트로트계 백지영이냐’는 댓글, 그렇게 애절했나요?”
기사입력 2020-09-3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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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트롯’에서 놀라운 노래 실력을 보여준 추대엽은 ‘불사조’였고 ‘반전 신화’였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부캐 ‘카피추’와 본캐 ‘추대엽’ 사이의 간극은 컸다.


개그맨 추대엽(42)이 MBN 트롯 경연 프로그램 ‘보이스트롯’에서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그의 무대는 심금을 울렸고, 목소리는 가슴을 파고들었다.

어떤 노래를 부르든 애절하고 슬펐다.

‘웃기던 남자’ 카피추의 재발견이었다.


극찬 세례는 이어졌다.

심사위원 김연자는 “비음이 섞여있어 어떤 트로트를 불러도 한이 맺혀 있다”고 호평했고, 남진은 단도직입적으로 “추대엽씨, 이제 개그맨 그만두시오” 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보이스트롯’ 결승전에서 최종 8위를 차지한 추대엽은 경연 내내 ‘불사조’였고 ‘반전 신화’였다.

두 번의 와일드카드로 결승에 진출한 그는, 성대결절이란 큰 난관에도 불구하고 ‘추대엽화’ 된 무대로 감탄과 놀라움을 안겼다.


추대엽은 “어머니가 제 무대를 보시고 66년만에 살맛난다고 하시더라”고 뿌듯해했다.

Q. ‘보이스트롯’ 출전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성대결절도 있는 상태여서 처음엔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회사(샌드박스네트워크) 대표인 도티도 출전한다고 하고, 같이 하면 재밌겠다고 해서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

평소 어머니가 ‘이쪽 일을 할 거면, 트로트 가수나 하지’ 하셨다.

좋은 결과는 생각하지 않고 ‘어머니한테 노래 한 곡 불러드리자’는 마음으로 나간 거다.


Q. 최종 8위를 차지했는데, 아쉽진 않나
결승전에 올라간 것 자체가 믿기지 않았다.

참가자들을 보면 (홍)경민이 형이나 다들 이미 스타고 노래에 정평이 나 있는 분들이 많았다.

다들 잘한다.

그 자리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신기했다.

또, 심사위원들께서 좋은 말을 해줘서 몸둘 바를 모르겠더라.
Q. 아들의 무대를 보고 ‘66년 만에 살맛 난다고 하셨던’ 어머니의 반응은
톱3까지 가길 바라셨던 것 같다.

욕심이 과하셨다.

(웃음) 방송 나가면 지인들 전화도 많이 받고 그런다 하시더라. 그래도 처음으로 살맛 나신다고 하셔서 효도한 기분이 들었다.


Q. 와일드카드를 두 번이나 받고 기사회생 했다.

‘불사조’라 불렸는데
영상을 보면 아시겠지만, 제 이름이 불러질 때 예상을 못하니까 ‘내가?’ 이런 표정이었다.

경연을 할수록 연습을 많이 하니까 노래가 늘기도 했지만, 반대로 ‘내가 너무 부족하구나’를 느꼈다.

라운드를 올라갈수록 더 많이 기대할텐데 ‘내가 그걸 충족시켜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Q. 첫곡으로 ‘어머니’를 선곡한 이유는
3곡을 선곡해 갔다.

모두 무지하게 슬픈 노래들이었다.

제작진과 상의 끝에 ‘어머니’가 최종 선정됐다.

이유인즉, 가사 때문인 것 같다.

저도 저의 어머니의 삶과 너무 닮아있어 스토리텔링이 될 것 같았다.

어머니 계신 곳에 가서 인터뷰도 했는데 시간관계상 안 나갔다.

사실 저는 이후에 ‘어매’란 곡도 부르고 싶기도 했는데 어르신 두분(이만기, 문희경)이 부르기로 해서 못 불렀다.


Q. 첫 무대에 이어 ‘왜 돌아보오’ ‘안돼요 안돼’ 등 슬픈 곡들을 많이 불렀다
누가 댓글에 그런 얘길 해주셨더라. ‘트로트계 백지영이다’ ‘무슨 노래를 불러도 왜 그렇게 슬프냐’고. 갑자기 그런 게 아니라 대학교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당시에도 노래를 좋아해 가요제 도전을 했는데 싹 떨어지더라. 탈락 사유 중에 하나가 뭐였냐면 ‘뽕필이 너무 세다’는 거다.

저는 뽕필이 세면 잘못되고 문제가 있는 건 줄 알았다.

노래 동아리 할 때도 합창이 잘 안됐다.

바이브레이션이 너무 심하니까. 김연자 심사위원도 그런 말씀을 하시지 않았나. ‘비음이 섞여있어 어떤 노래를 불러도 애절하다’고.
Q. 목소리에 배어 있는 슬픔, 애절함…그런 정서의 근원은 어디인가
한이 많아서 그런가. 댓글에 너무 이런 노래만 부른다는 반응도 있었다.

저도 탈피하고 싶었는데 안 어울리나 보더라. 이 목소리는 19년 무명 때문에 다져진 게 아니라,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무시로’랑 ‘어매’를 불렀다.

그때 동네 아줌마들이 ‘너는 목소리에 한이 있니?’ 하더라. 그래서 가수를 해볼까 도전했는데 대학가요제나 강변가요제에서는 번번이 미끄러졌다.

그런데 트로트로는 결승까지 가니까 ‘이게 트로트가 맞는 건가’ 싶기도 했다.


Q. 그래서 개그맨 카피추와 ‘보이스트롯’ 추대엽의 간극이 크다
카피추를 생각하면 까불고 그럴 줄 알았다는 분들도 많다.

진정성 있게 하고 싶었다.

개그맨이라는 색안경도 있고 해서 장난치러 나온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더 애절한 곡을 찾았던 것 같기도 하다.

그게 또 제 목소리에도 맞고. 경연하면서 6~7kg 빠졌다.

카피추 때는 쪘는데, 이번엔 목관리가 필수였고 곡 선정에도 고민을 많이 했다.

밥도 못 먹고 했다.

살이 빠지니 화면에선 좀 꼴보기 싫더라.(웃음)
Q. 기억에 남는 무대와 심사평이 있다면
다 소중한데, 3라운드다, ‘안돼요 안돼’ 무대였는데, 누가 그러더라. 좋은 노래는 원곡이 갖는 힘이 있다고. 그래서 그대로 가보자 했다.

기대를 안해서 그런지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다.

기억에 남는 심사평은 아까 김연자 선생님이 해주신 말도 그렇지만, 박현빈 심사위원이 ‘왜 돌아보오’를 불렀을 때 ‘추대엽씨는 어떤 노래를 불러도 추대엽화 시키는 것 같다’고 해주셨다.

그 말이 너무 감사했다.


Q. 트로트 창법을 위해 변화를 준 점은
난 기본적으로 뽕필을 갖고 있다 생각해 무대에 올라가서 ‘있는 그대로 하자’였다.

성대가 온전한 상태가 아니어서 다른 친구들에 비해 연습량이 현저히 적었다.

리허설도 가성으로 하고 그랬다.

목이 결절된 상태이다 보니 멋드러지게 부르면 목이 금방 상한다.

이렇게 저렇게 관리를 하다가 결과적으로 한계가 와서 결승전에서 터졌다.

듀엣 미션 때 다 쏟아부어 개인 미션에서 목이 안나오더라. 그 부분은 아쉽다.


추대엽은 “진정성 있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더 애절한 곡을 찾았던 것 같다”고 했다.



Q. 놀랐던 실력자가 있나
김다현. 독보적이다.

3라운드에서 ‘천년바위’ 부를 때 이 친구는 경연자가 아니라 독보적인 친구다 싶었다.

다시 태어나면 다현이처럼 소리를 한 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못 배운 게 한이 된다.

또, 박상우와 슬리피의 무대를 보고 정말 놀랐다.

가장 놀란 건 슬리피 무대였다.


Q. 김다현을 보면서 어릴 적 자신의 모습도 떠올렸겠다
변성기 전에 제 목소리를 녹음한 게 있는데, 어머니 집에 아직도 그 테이프가 있다.

제가 들어도 그땐 이선희 선배님 목소리와 똑같았다.

그 어린 나이에도 ‘아름다운 강산’ 같은 밝은 노래 두고 ‘알고 싶어요’ 그런 노래를 불렀다.

당시 생활기록부엔 늘 ‘감수성이 굉장히 예민하다’는 말이 안 빠지고 적혀 있었다.


Q. 그렇다면, 주변에서 개그맨 된 게 불가사의라 하겠다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초울트라 내성적이었다.

누가 뭘 시키면 얼굴이 붉어지고 그랬다.

여자친구 사귄다는 건 생각도 못했다.

그런데 고등학교 1학년 때 선생님 한 분 때문에 바뀌었다.

그때부터 반장한다고 손 들고 그랬다.

저는 주변에 내 멘토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로 많은 영향을 받는 스타일이다.


Q. 유병재 씨도 응원을 많이 해줬는데, 주변에 절친 연예인들의 반응은 어땠나
많이들 응원해줬다.

병재는 영상을 통해 응원해줬고, 수근이 형은 얼마 전에 트로트 곡도 써서 제게 들려주기도 했는데 결승에 가게 되면 무대를 같이 하자 했는데 ‘도시어부’ 촬영이 겹쳐 스케줄이 안됐다.

아쉬워했다.


Q. 결승전 육중완 씨와 듀엣무대는 어떻게 성사됐나. ‘부활’의 김태원 씨도 등장했는데
10년 전쯤 서로 무명일 때 둘 다 라디오 게스트로 만났다.

통기타 하나 들고 사연 받아 위로해주는 노래하는 콘셉트였다.

서로 의좋게 지내다 결혼식 축가도 불러주고… 이후 중완이가 잘 됐다.

김태원 선생님은 정말 아무런 거리낌없이 한 번에 승락해주시고 결승전 무대를 같이 해주셨다.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심사위원 남진은 연예계 숨은 고수 추대엽의 무대를 보고 “개그맨 그만두시요”라는 심사평으로 극찬했다.


Q. 듀엣미션에서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선곡한 이유는
계속 트로트를 불렀는 데다 둘 다 라이브카페 출신이다.

중완이는 부산에서 라이브카페에서 노래했고, 난 라이브카페를 운영했었다.

통기타 노래를 해보고 싶단 고민이 있었는데, ‘김광석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완이가 하모니카 연주를 멋지게 잘해서 기타를 치면서 그런 무대를 만들어보자 제가 제안했다.

중완이가 흔쾌히 ‘좋다’고 해줬다.


Q. 듀엣 미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가 개인 미션 무대(태진아의 ‘애인’)에서 180점대 평이한 점수를 받았다.

아쉬움은 없나
사실 최악의 컨디션이었다.

1라운드부터 아쉬운 무대가 단 한 개도 없었다.

결과를 떠나 연습한대로 잘했다.

그렇게 잘 해오다가…기대를 했던 사람들이 안타까워하더라. 목이 그런 상태로 결승까지 간 것도 신기하다.

의아한 게 리허설 때만 해도 목이 아예 안 나왔는데 카메라 불이 켜지면 나온다.

너무 신기하더라.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


Q. ‘보이스트롯’ 출연 후 얻은 것이 있다면
제가 노래하는 코미디를 많이 했고 모창도 많이 했다.

이승환, 성시경, 정엽 등 패러디를 많이 해서 ‘모창가수’ 이미지가 있었다.

제대로 무대를 보여드린 것 같아 뿌듯하다.


Q. 트로트 신곡 발표 계획은 없나
제의도 받긴 했는데, 글쎄 아직 모르겠다.

‘내가 트로트를 해도 되는 사람인가’도 모르겠다.

‘보이스트롯’ 3-4개월 하면서 제가 하고 있던 일들이 많이 멈춰있다.

다음 달에 낼 카피추 앨범과 뮤비까지 찍어놨었다.

그걸 중단하고 ‘보이스트롯’에 참여했던터라 다시 가동하려고 계획을 많이 세웠다.

트로트 가수를 진짜 해도 되나 의문이 든다.


Q.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은 없나
행사 시장은 아예 없다.

코로나 전에 들어온 80개 정도가 없어졌다.

개인 콘서트 계획도 있었는데… 그래도 감사하게 최근 온라인 광고를 많이 찍었다.

재미있었던 건 저작권협회 광고가 들어온 거다.

제가 카피추인데... 아이러니 하지 않나. ‘공유마당’이라는 사이트를 하나 만드는데, 거기에 올려놓은 노래는 무료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거다.

거기 모델이 필요한데, 나한테 제의가 온 거다.


Q. 마지막 질문이다.

‘부캐’ 카피추가 ‘보이스트롯’에 출전한 추대엽에게 뭐라고 할까
대견해할 것 같다.

스스로에 대한 생각들이 있었다.

코미디언 출신도 이 정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기도 했다.


happy@mk.co.kr
사진|MBN '보이스트롯'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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