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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스닥, 세계 최초로 연말 `물 선물` 거래…석유보다 `물` 걱정
기사입력 2020-10-0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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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기우제'라는 말은 인디언이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온다는 뜻이다.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100%효과가 있는 셈이다.

요즘은 무리해서라도 버틴 후 원하는 결과를 내는 것을 꼬집는 말로 쓰기도 하지만 제대로 된 일기예보가 힘들던 시절 인디언들이 물을 얼마나 간절히 원했는지를 보여주는 말이기도 하다.


21세기인 올해 연말, '글로벌 금융시장의 심장부'로 불리는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물' 선물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는 소식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 나스닥증권거래소가 손잡고 연말 물 선물(futures)을 시장에 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나스닥글로벌지수의 패트릭 울프 선임 책임자는 이날 WSJ 인터뷰에서 "물 선물 출시는 전세계 최초이며, 현재 물 가격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선물 거래를 통해 물 수요·판매자들에게 기준점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편으로는 물도 원유나 콩(대두), 구리처럼 투자 대상이 되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물 선물 출시 작업에 협력한 발레스 사의 랜스 쿠건 최고경영자(CEO)도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물"이라면서 "농부 뿐 아니라 물을 많이 쓰는 산업 분야실수요자들, 인플레이션이나 기후 변화 위험을 완화(헷지·hedge)하려는 투자자들이 물 선물 거래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선물은 옵션과 더불어 대표적인 금융 파생 상품으로 꼽힌다.

선물이란 원유나 금·은, 구리, 커피처럼 실제로 존재하는 중요 자원(현물·Spot) 가격이 앞으로 어떻게 널뛸지 모르기 때문에 이런 불확실성(위험·risk)에 대비하기 위해 미래의 특정 시점(만기·expiration) 가격을 예상해서 미리 정해 높은 금융 상품이다.

현재 시점에서 선물을 사고 팔면서 가격 변동 위험에 대비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나스닥은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 알파벳·아마존)와 테슬라 같은 기술기업들이 상장하는 곳으로 유명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울프 선임 책임자에 따르면 물 선물은 10개월물 단위로 최대 2년 간 거래할 수 있다.

선물 거래 단위를 계약(contract)이라고 하는데 1계약은 물 10에이커-피트(약 330만 갤론·약 1249만 리터)를 대상으로 한다.

가격은 미국 최대 농업지대이자 가뭄이 심각한 캘리포니아 지역 물 값을 기반으로 한다.


이와 관련해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발레스는 지난 2018년 10월 나스닥과 손잡고 '캘리포니아 물 지수'를 만들었다.

해당 지수에 따르면 이달 16일 물 1에이커-푸트(농사용 물 수량 단위로 약 124만 9000리터) 가격은 526.40달러(약 61만 7000원)이다.

올해 초여름보다 25%떨어진 가격인데, 6월에는 앞서 겨울~봄에 걸친 캘리포니아 최악의 가뭄사태로 700달러를 넘어선 바 있다.

기후변화 탓에 불과 석달새 물 값이 25%움직인 셈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사는 농부가 물 선물을 미리 구매하면 가뭄이나 대형 산불 탓에 물 가격이 치솟더라도 자신이 구매한 선물 계약에 따라 미리 정해진 가격에 물을 사서 쓸 수 있다.

투자자들은 스프레드(spread·만기에 따른 선물 가격 차이)로 이익·손실을 보게되는 구조다.


다만 쿠건 CEO는 원유 등 다른 선물 시장과 달리 물 선물은 만기가 됐을 때 선물 보유자가 330만 갤론이나 되는 물을 실제로 인도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서부산텍사스유(WTI) 선물은 만기가 된 경우에는 선물 보유자가 오클라호마 주 쿠싱의 원유 파이프라인 교차점에서 실제 원유 1000배럴을 건네받아야 한다.


물 선물 출시 소식은 20세기에는 민간인 유인 우주선을 쏘아올리는 식의 21세기 과학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정작 대형 산불이 빈발하는 기후변화로 인해 쓸만한 물을 구하기 힘든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과거에 '석유 고갈론'이 고개를 들었다면 이제는 물 부족 사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과 대형 산불이 두드러진 지역이다.

23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산화탄소 등 유해 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해 15년 후 휘발유 자동차 판매를 금지한다는 행정명령에 이날 서명했다.

새 자가용 자동차와 픽업 트럭인 경우 오는 2035년부터 캘리포니아에서는 전기자동차(EV)이거나 수소차인 경우만 판매가 허용되고 중대형 화물차는 가능하면 오는 2045년부터 휘발유 차량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찾으라는 내용이다.

앞서 캘리포니아는 오는 2045년까지 풍력과 태양열 등 친환경에너지로만 전력을 사용한다는 법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올해에만 360만 에이커(약 1만4569㎢)에 달하는 면적이 불탔다.

최근 몇 년새 일대에서 대형 산불이 잦아지면서 미국 서부 최대 전력회사인 퍼시픽가스앤드일렉트릭(PG&E)은 지난해 파산보호신청을 하기도 했다.


물 선물이 나오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하지만 물 관련 금융상품은 이미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선 삼성글로벌워터증권투자신탁이 거래를 한 적이 있고 미국에서는 전 세계 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프로셰어스 워터 리소시스(PowerShares Water Resources)·퍼스트트러스트 ISE워터(First Trust ISE Water Fund)같은 상장지수펀드(ETF)가 거래 중이다.


유명한 물 투자자도 있다.

영화 '빅쇼트' 주인공 마이클 버리다.

빅쇼트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앞두고 모기지론(미국판 주택담보 대출) 부실 관련 기업 파산에 베팅한 공매도 투자자들의 실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버리는 예상대로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큰 돈을 벌었고 이후에는 자신이 운영하던 헤지펀드를 청산하고 '물' 개인 투자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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