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M M-PRINT GFW CITYLIFE LUXMEN 매경이코노미 MBN골드 MBN 매일경제
로그인|회원가입 |시청자 게시판
종목검색
  • 종목검색
  • 통합검색

헤드라인

광고
프로그램 바로가기
프로그램 바로가기 닫기
가나다순 카테고리순
> 뉴스 > 기사
기사목록|||글자크기 
임대차법 유권해석 딱 한줄에…발칵 뒤집힌 전세시장
기사입력 2020-09-23 08:38
  • 기사
  • 나도 한마디
공유하기 

지난 8월 급하게 시행된 임대차법이 '졸속입법'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정부가 내놓은 유권해석 한 줄이 전세 시장에 대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첨예한 이해관계의 집주인과 세입자 사례를 더 혼란스럽게 하면서 '법 없이도' 살아갈 평범한 국민을 법정분쟁으로 몰아넣는 악법의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법무부와 국토교통부가 지난 11일 발표한 보도설명자료(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등기일'을 기준으로 새 집주인이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를 거절할 수 있는지가 결정된다.


자료에는 '임차인이 갱신 거절 사유가 없는 기존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한 후 소유권을 이전받은 새 집주인은 본인의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 거절을 할 수 없다'고 적시돼 있다.

여기서 '새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계약갱신청구를 받았을 때 등기까지 끝낸 '진짜 집주인'은 거절이 가능하고, 매매계약만 맺은 '향후 집주인'은 거절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문제는 지난 7월 31일 발효된 '주택임대차법 개정안'에는 계약갱신청구 사유 중 하나로 '집주인의 실거주'가 명시됐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법 시행 직후인 8월 초·중순에는 실거주를 목적으로 주택을 구매한 사람들은 자신이 '진짜 집주인'이라 믿고 전세 낀 매물을 구매했다.

하지만 뒤늦게 정부가 전혀 다른 유권해석을 내면서 세입자가 요구하는 계약갱신을 거절할 자격이 없는 '반쪽 집주인'이 된 사례가 쏟아져 나왔다.

이에 대해 김남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는 "새 집주인이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치기 전에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행사 기간은 계약 만료 6개월~1개월)할 경우 계약갱신은 '기존 집주인'을 상대로 효력을 발휘한다"며 "그리고 주택임대차법에 따라 새 집주인은 기존 집주인의 지위를 승계하기 때문에 기존 집주인과의 관계에서 형성된 계약갱신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변호사는 "실거주 목적으로 구매한 새 집주인이 소유권을 이전한 후에 세입자가 계약갱신을 청구하면 새 집주인의 실거주가 인정된다"며 "세입자의 의사 도달 시점과 소유권 이전 등기일이 기준이 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문제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 거절 사유로 집주인의 실거주가 적시됐기 때문에 당연히 이를 기반으로 새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의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박일규 법무법인 조운 대표변호사는 "갱신 거절 사유라고 단서가 달려 있기 때문에 세입자의 일방적 의사 표시에 의해 법률관계가 발생하는 계약갱신청구권이 효력을 발생한 후에라도 새 집주인의 거절권이 인정된다고 해석해야 맞는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이유로 법조계에서는 정부가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을 새 집주인의 실거주 권리보다 우선시한다고 결론 내린 것은 성급했다는 의견이 많다.

심지어 지난 7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논의될 때 국회 법안심사보고서에서 법무부도 갱신 거절 사유에 대해 '보다 다양한 사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여당이 서둘러 법안을 처리했다.


이에 따라 분쟁이 생겨 법정까지 가게 되면 극도의 혼란상이 펼쳐질 것이란 염려가 나온다.


반대로 세입자는 집주인의 '깜깜이 매매'에 대한 정부의 유권해석이 납득되지 않는다.

경기 용인시에 거주 중인 한 세입자는 "집주인이 아무런 통보 없이 새 집주인과 매매계약을 마친 뒤 전세 만료 한 달을 남겨놓고 등기를 마친 새 집주인이 찾아와 나가 달라고 요구한다"며 황당해했다.


국토부는 이 경우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해석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집주인에게 매매 사실을 임차인에게 고지해야 할 의무가 없다"며 "이를 막으려면 세입자는 전세 만료 6개월 되는 날 갱신청구를 현 집주인에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선 이 같은 사례도 분쟁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처럼 법 해석에 대한 혼란이 커지면서 집주인과 세입자들은 한목소리로 부동산 시장을 혼란하게 만든 정부를 성토하고 있다.

현재 3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새 집주인의 실거주 권리'를 인정해 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서명한 상황이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매매계약을 체결한 주택 매수자가 해당 주택에 실거주하려는 경우 기존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도록 하는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김동은 기자 / 나현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WI

기사목록|||글자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