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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자본 위협땐 `감사선출` 예외둬야…최소한의 방어권 보장을"
기사입력 2020-09-2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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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의 기업규제 3법 보완 요구 ◆
21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국회를 방문하기 전날 이례적으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규제 3법'의 부당성을 토로한 것은 기업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박 회장은 '사면초가' '경제가 정치의 도구' 등 강한 표현을 동원하며 기업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한 그는 "(정치권의) 일사천리를 지양하고 토론을 통해 합리적인 지점을 찾자"고 호소했다.

박 회장의 호소를 반영하듯 대한상의는 이날 재계가 독소 조항으로 꼽은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세부 조항에 대해 구체적인 보완 입법 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재계가 가장 우려하는 감사위원 분리 선임과 관련해서는 해외 투기자본 등의 공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을 둘 것을 제안했다.

상법 개정안은 감사위원을 분리해 선임하고, 이때 최대주주(특수관계인 포함)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감사위원 분리 선출은 사측 방어권을 극도로 제약해 해외 투기펀드 등이 감사위원 후보를 주주 제안하고 이사회에 진출하도록 대문을 활짝 열어주는 격이 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외국계 헤지펀드 등 투기자본의 악용 가능성을 고려해 투기펀드의 이사회 진출 등 경영권 위협 시도에 한해 대주주 의결권 3%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감사위원 분리 선임 제도를 보완하자고 제안했다.


재계에서는 현행 상법 개정안대로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면 과거 SK의 소버린 사태나 현대자동차를 공격한 엘리엇처럼 주요 기업이 투자자본의 손에 놀아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현대차현대모비스 지분을 각각 3% 내외로 보유한 상태에서 현대차그룹에 경영권 위협을 가했고, 2004년께 소버린자산운용도 SK 주식 14.99%를 5개 펀드로 쪼개 2.99%씩 의결권을 행사하면서 경영권을 위협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자체가 주식회사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조항 자체를 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상법 개정안에 포함된 다중대표소송제와 관련해서는 모회사 주주가 소송을 걸 수 있는 자회사 지분율을 50%에서 99%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모회사와 자회사가 사실상 같은 회사나 마찬가지일 정도가 돼야 다중대표소송을 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모회사가 비상장 자회사를 두는 이유는 상장에 따른 소송 위험과 기술 개발 유출 등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인데, 현재 다중대표소송제는 소송 범위를 너무 넓혀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담긴 독소 조항에 대해서도 기업들의 우려를 충분히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개정안은 총수 일가의 내부 거래 규제 대상을 상장사의 경우 현행 지분율 30%에서 20%로 하향하도록 했다.

이러면 지배구조 선진화 일환으로 지주사로 전환한 상당수 그룹이 지주사와 계열사 간 내부 거래 규제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를 감안해 내부 거래 규제 대상을 확대하려면 지주회사 소속 기업 간 거래는 예외로 인정하는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는 게 대한상의 측 주장이다.

대한상의는 "내부 거래 규제 대상을 획일적으로 확대하면 자회사 지분율이 평균 72.7%에 달하는 지주회사 소속 기업들이 대부분 내부 거래를 의심받는 대상이 된다"며 "이는 지주사 도입을 장려해온 정부 정책과 어긋나 정책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익법인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15%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이라는 순기능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상의는 기존에 출연된 주식에 대해서는 의결권 제한의 소급 적용을 배제하고, 사회공헌활동에 충실한 공익법인에 대해서도 적용을 배제해야 한다는 보완 의견을 제시했다.


대한상의는 이날 공정경제 3법 외에도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을 위한 노동조합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함께 밝혔다.


대한상의는 "노동권 강화에 치중해 노사 불균형을 심화할 수 있다"며 입법 과정에서 사측 방어권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노조법 개정안에 대해선 △해고자·실직자의 사업장 출입 원칙적 금지 △모든 형태의 직장 점거 파업 금지 △노조 전임자 급여 지급 금지 규정 삭제 시 '근로시간 면제 제도' 틀 유지 △파업 시 대체근로 금지 규정 삭제 등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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