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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다주택 징벌을 대하는 그들의 자세
기사입력 2020-08-0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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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 고위공직자 처벌법안
최근 여러 주택을 보유한 고위공직자에 대해서 승진을 누락시키거나 임용을 제한하는 등의 인사상 불이익을 주자는 취지의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 비슷한 시기에 제출된 법안 중에는 다주택 고위공직자가 일정 기간내에 1주택자가 되지 않는다거나 주택 매각 등을 백지신탁 위임하지 않을 때 형사처벌을 하는 게 포함돼 있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의)
아직 이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에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다주택 멍에를 지고 있는 고위공직자들의 수난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법안은 모두 고위공직자 윤리법 개정안으로 발의된 것들이다.

대상자는 재산등록 의무가 있는 공직자로 국무위원.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원.1급 이상 공무원 등이다.

부동산정책을 입안.결정.집행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이해관계가 끼어들 여지를 차단해야 한다는 의도여서 일견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유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해 위헌소지가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만 해도 "집 안 판다고 형사처벌을 한다? 혁명을 해서 헌법을 고치지 않는한 불가능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다주택 고위공직자는 공직윤리로 처벌할 사안이지 법으로 처벌을 강제하는 것은 과하다는 주장이다.


청와대발 다주택 처분 압박
사실 다주택 고위공직자 주택 처분문제는 청와대를 중심으로 불거져 점차 불이 이곳 저곳으로 옮겨 붙는 형국이다.

특히 다주택 처분을 압박하면서 정작 자신도 2주택자였던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서울 강남의 아파트를 놔두고 마지못해 청주의 집을 팔았다가 질타하는 여론에 밀려 두 곳 모두 처분하게 되면서 기름을 끼얹었다.

강남불패 신화를 청와대에서 국민들 뇌리에 각인시켜버린 택이니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다주택 참모들을 교체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다주택 고위공직자에 대한 압박 수위는 한층 더 높아졌다.


다주택 고위공직자 처벌 법안 발의 주체가 여당 의원들인 것을 보더라도 여권의 절박감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주택부동산 규제폭탄을 계속 퍼부어도 집값이 잡히지 않으면서 30~40대 여당 지지층의 이탈이 가시화하는데다 여권 내부에서 조차 갈팡질팡 혼돈 조짐이 나타나니 상황 반전이 시급해졌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고 있지만 청와대와 정부.여당의 고위공직자들이 다주택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는 아직 확실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아마도 시간을 끌 때까지 끌면서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다가 최적의 타이밍을 잡아 주택을 매각하거나 더 높은 관직으로 올라가려는 야심을 버리고 집을 끌어안는 선택을 하지 않을까 관측된다.

혹시나 그들 중 일부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다주택 혐오 정권이 바뀌어 다주택자 처벌을 완화하거나 무효화하는 때를 노리고 있는 게 아닐까 의구심이들기도 한다.


한술 더 뜬 경기도지사
이번 고위공직자 다주택 처분 이슈와 관련해 최대 수혜자는 관련 뉴스를 선도하며 각광을 받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이 지사는 청와대 보다 한술 더 뜬다.

다주택자인 경기도 4급 이상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원들에게 올해말까지 실거주 주택 외에 모두 처분하지 않으면 내년부터 인사 불이익을 주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이 지사는 지난 28일 '경기도 부동산 주요 대책' 온라인 브리핑에 직접 나서 경기도 고위공직자 다주택 매각을 권고했다.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내년 인사부터 주택보유 상황을 승진·전보·성과 평가 등에 반영하고 공공기관 임직원에 대해서는 재임용과 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자체로서는 처음 내놓은 다주택 매각 압박인데다 중앙정부가 2급 이상 공직자에게 다주택 처분을 요구한 것에 비해서도 한층 센 압박인 셈이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도 "팔라고 강제한 게 아니라 인사에 반영할 테니 알아서 하라는 취지여서 재산권 침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에 있으면서 주택을 주거용 외에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경고를 날렸다.

무주택자나 부동산 서민들이 속시원해 할만한 발언을 잇달아 터뜨리니 시중에서 이 지사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정치인으로서의 이 지사 행보는 시류를 잘 읽은 묘수처럼 보인다.

다만 행정가로서 지자체 가운데서도 서울 다음으로 영향력이 큰 경기도를 이끄는 수장이 시민들의 사유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이처럼 자의적이란 것은 한번쯤 곱씹어 봐야 할 대목이 아닌가 싶다.

자칫 자신이 쥔 무소불위 인사권을 휘두르면서 개인의 권리를 마구잡이로 제한하는 걸 공익이란 이름으로 너무 쉽게 합리화하는 게 아닐까 해서다.

자칫 사회의 활력을 크게 떨어뜨려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걸 고민했는지 걱정이 앞서는 대목이다.


초선의원도 못피한 다주택 논란
올해 총선으로 새로 구성된 21대 국회 초선의원들 10명 가운데 3명이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라는 조사도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국회의원들 재산 신고내용을 분석한 결과인데 21대 초선의원 151명 중 30%에 육박하는 42명이 다주택자라고 한다.

이들 초선의원들의 부동산 자산 평균액은 11억7000만 원으로 국민들의 평균 보유액에 비해 4배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액수는 공시가격 기준인 만큼 시세로 바꾸면 의원들의 부동산 보유액은 15억 원을 넘어설 것이란 추산이다.

지난 3월 국회의원 출마 당시 재산 내역이니 그 후 변화상황은 반영되어 있지 않겠지만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실련은 이 조사를 토대로 부동산 재산이 많거나 다주택자인 의원들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나 국토교통위원회 등 부동산 관련 상임위에서 배제할 것을 주장한다.


다주택이란 표식이 찍혀 눈밖에 나는 것 아닌가 전전긍긍하는 건 초선·다선, 여·야가 따로 없다.

국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초선의원들 마저 굴레를 못벗었으니 다선의 중진의원들이야 오죽하겠는가. 더욱이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40%가 다주택자라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몰아붙이기도 쉽지 않은 마당이다.

통합당 의원 103명 가운데 다주택자는 41명에 달한다.

특히 27명은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 집을 갖고 있는데 이 가운데 서울이 지역구인 의원은 1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여당이건 야당이건 다주택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셈이다.

다만 경실련이 야당 의원들과 초선의원들 전체를 묶어서 다주택 현황을 집계해 내놓고 여당 의원들에 대해서는 같은 류의 분석 결과를 내지 않은 것은 의도를 의심케 한다는 야권 일각의 주장을 경실련은 새겨 들어야 한다.


여당 보란 듯 집 판 야당 의원
이런 가운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소속 2주택자였던 야당 의원이 최근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불거지며 뜨거워진 세종시의 아파트를 여당 의원들 보란듯이 깔끔하게 처분해 눈길을 붙잡는다.

미래통합당 경제혁신위원장을 맡고 있는 초선 윤희숙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기재위 활동을 하면서 어떤 불필요한 빌미도 주고 싶지 않았다"면서 세종시에 보유 중이던 아파트를 판 사실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알렸다.

그는 서울시 성북구와 세종시 달빛로에 주택을 각 한 채씩 갖고 있었는데 이번 매각으로 1주택자가 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출신인 윤 의원은 '서울 서초갑'을 지역구로 둔 의원이다.

그는 "얼마 전 민주당에서 수도 이전 얘기를 시작하니 당장 사겠다는 사람들이 나왔지만 (호가가 급상승하는데도) 생각 끝에 원래 내놓은 가격 그대로 계약했다"면서 "부동산에 관한 한 누구보다도 우직하게 대처했다"고 말해 여당 의원들의 표리 부동한 태도를 꼬집었다.


다주택 처벌은 법 아닌 윤리문제
윤희숙 의원이 세종시 집을 판 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는 곱씹어볼만한 내용이 들어 있다.

정치적 주장과 행위의 일관성에 대한 지적이다.

"부동산 자산을 많이 가진 의원들이 의정활동에서 어떤 주장을 펼쳤는지를 따져서 비판해야 한다"는 게 윤 의원 주장의 골자다.

부동산·주식 투자 등을 굳이 갈라서 한 쪽에만 징벌적 세금을 물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야당 의원이 다주택 논란에서 질타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고, 부동산으로 절대 돈을 벌어서는 안되고 다주택자는 죄인이라고 주장하는 여당 의원들이 감시해야 할 대상이란 게 윤 의원의 얘기다.

그런 점에서 경실련이 야당 의원들의 다주택 현황만 조사해 발표하고 여당을 쏙 뺀 건 정곡을 비켜간 것이란 비판이다.


행정수도 이전설이 다시 불거진 뒤 세종시 집값이 다시 폭발할 조짐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그는 "세종시 집값을 올릴 호재를 여당이 발표한 덕에 세종시 부동산으로 몰리는 사람들이 모두 투기꾼일까"라면서 "어차피 내집마련을 꿈꾸는 김에 오를만한 곳에 집을 마련하겠다는 사람들이 무슨 잘못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당 의원과 청와대 직원 중 누가 세종시 집을 안 팔고 버티는지 꼭 살펴달라"면서 청와대와 여당을 압박하는 동시에 시민단체의 감시역도 주문했다.


[장종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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