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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상자`열리는 브라질…코로나 책임론에 대통령 퇴진 시위 격화
기사입력 2020-10-2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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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한 거리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군부 독재` 등 반(反)민주주의 행태와 원주민·흑인계 인종차별 행태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마스크를 쓴 채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 [출처 = 브라질 글로부]
지난 3월 말 중남미 대륙을 본격적으로 덮친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가 계속 피해를 늘려가면서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선 철광석 가격이 나날이 오르고 있다.

철광석은 금과 더불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눈에 띄는 가격 오름세를 보이는 원자재 두 종목으로 꼽힌다.

철광석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내수 강화'에 나선 중국의 인프라스트럭처 건설 부문 수요 증가 예상과 더불어 무엇보다 '철광석 주요 수출국'인 브라질 혼란 탓에 공급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미 최대 경제'이자 자원 부국인 브라질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사태 속 '대통령 퇴진'을 둘러싼 찬반 시위가 전역으로 퍼지면서 정국 불안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주말인 7일(현지시간) 브라질 전국 주요 도시에서는 보건 당국의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에도 불구하고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 간 시위가 동시 다발로 일어났다고 BBC문도가 이날 전했다.


7일(현지시간) 브라질 매체 글로부 홈페이지 화면. 코로나19 사태에 이어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반대 집단 간 갈등이 전역으로 퍼지는 가운데 `총기 규제 완화 ·치안 불안 심화` 여파로 5월 브라질 내 총알이 시간 당 2000개 팔렸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브라질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혼란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출처 = 브라질 글로부]

7일 시위는 보우소나루 지지·반대 집단이 충돌하지 못하도록 한 법원의 결정에 따라 장소와 시간을 달리해 벌어졌다.

브라질 시위는 '파시스트 보우소나루 퇴진·인종차별 반대'를 외치며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야당 진영과 '가족·군부 정치 개입' 등을 외치며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집단 간 세력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수도 브라질리아에서는 대통령궁과 연방대법원, 연방의회가 포진한 삼권광장을 중심으로 경찰이 설치한 차단선을 두고 대통령 퇴진 요구·지지 시위가 벌어졌다.

비슷한 시간 '경제 중심'이자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 시에서는 대통령 지지 시위가 벌어진 데 이어 오후에는 야권 정당과 시민단체 주도로 대통령 퇴진 요구 시위가 일어났다.

상파울루 시에서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 방역 무시행위를 규탄하는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이 밖에 '관광 중심' 리우데자네이루 등에서도 시민들이 거리 시위에 나서거나 집에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냄비 시위'(cacerolazo·냄비나 프라이팬을 두드리며 저항 의사를 표현하는 남미 특유의 시위)를 이어갔다
이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보란 듯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대통령 궁밖으로 나와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대통령은 지난 5일 연설에서 대통령 퇴진 요구에 대해 "테러리스트들이며 마약 중독자이고 직업도 없는 실업자들"이라고 애써 비하한 바 있다.

앞서 4월 말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는 극우 집단 집회에 참석해 군부 독재를 옹호하는 연설을 해 대법원이 해당 집회에 대해 '반(反)민주주의·헌법 질서 훼손' 여부를 조사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또 코로나19피해를 두고 "어차피 죽을 사람은 죽는다"는 망언을 해가며 방역을 무시해 보건부에서는 한 달 새 장관이 두 명 사임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중국 다롄상품거래소(왼쪽)과 싱가포르 상품거래소(오른쪽) 철광석 선물 가격 추이. [출처 = 인베스팅]
브라질 보건 당국은 지난 주말부터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사망자 수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누적 숫자를 보면 피해가 커 보여 현실을 과장한다"고 강력 반발한 여파다.

글로벌 데이터업체 월드오미터가 브라질 보건당국이 내는 24시간 내 추가 피해자 정보를 취합해 산정한 결과를 보면 7일 브라질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총 69만1962명(하루 새 2만7075명 추가)이고 누적 사망자는 총 3만 6499명(하루 새 904명 추가)이다.


다만 브라질 당국이 낸 피해 정보는 실제보다 적게 반영된 것 아니냐는 외신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보건부는 코로나19 감염 확진·사망 누적치 발표를 중단하기 하루 전 날인 5일부로 하루, 1주 단위, 1달 단위 수치를 보여주는 웹사이트도 잠갔다.

이 때문에 연방 검찰이 정보 공개 중단에 대한 수사에 나서기로 하고 연방 대법원이 "통계 조작 행위는 전체주의 정권이나 하는 일"이라고 공개 비난하는가 하면 브라질 내 각 주 보건부 장관들은 "대통령의 조치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결의하는 등 대통령을 둘러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앞서 5일 중국 다롄상품거래소에서 철광석(철 성분 62%·건조 철광석) 선물(오는 9월 20일 만기)은 500톤당 742위안(약 12만6147원)에 거래를 마친 결과 1달 전인 5월 8일 대비 17.4%올랐다.

브라질에서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3월 말에 비하면 30%이상 오른 가격이다.

같은 날 싱가포르 상품거래소에서는 이달 20일 만기를 앞둔 철광석(철 성분 62%·건조 철광석) 선물이 500톤당 100.21미국 달러(약 12만 682원)에 거래를 마쳐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철광석 주요 수출국은 호주와 브라질인데, 호주는 4월을 기점으로 코로나19 여파가 줄어든 반면 브라질은 호주에 비해 피해 규모도 큰 데다 나날이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는 데 따른 결과다.


원자재 시장 리서치업체인 잭스(Zacks)는 글로벌 원자재 시장 수급 여건을 고려할 때 당분간 철광석 가격이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공급 측면에서 브라질 발 악재가 불거진 탓이다.

브라질은 호주에 이어 철광석 주요 수출국이다.

브라질에 본사를 둔 전세계 최대 광산업체 발레(Vale)는 지난 4월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올해 철광석 생산량 예상치를 3억4000만~3억5500만 톤에서 3억1000만~3억3500만 톤으로 하향했다.

광산업이 노동집약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감염 확산 위험 탓에 정상적인 생산이 힘들다는 것이다.

발레 사는 브라질 철광석 생산의 80%를 담당한다.

미국 지질학연구에 따르면 2019년 브라질에서는 철광석이 총 4억8000만톤 채굴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발레 사 철광석 광산이 위치한 이타비라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 피해가 커지면서 노동부가 발레 사의 이타비라 광산 생산활동을 제한해 생산량이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이는 바 이는 철광석 가격 추가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게 잭스 분석이다.

발레 사의 이타비라 광산은 지난 해를 기준으로 회사 전체 철광석 생산량의 12%를 책임진 주요 광산이다.


중국 측 철광석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가격 상승 요인이다.

중국은 해상 무역 기준 전세계 철광석 수입의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지난 달 '최대 정치행사' 양회를 통해 '내수 다지기'를 강조한 결과 앞으로 인프라스트럭처 건설·제조업 부문 철강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중국 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이후 인프라 건설·투자 재개로 철강 수요가 증가한 데 따라 4월 중국 조강(crude steel) 생산량은 3월 대비 7.6%늘어났다.

이어 5월 중국 제조업 PMI는 50.6포인트로 3개월 연속 늘어나고 있어 제조업 주 원료인 철강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중국은 호주·브라질과 함께 전세계 주요 철광석 매장국으로 꼽히지만 호주와 브라질로부터 철광석을 수입해 조강 등 철강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 내 철광석 생산보다 수요가 더 많은 데다 호주와 브라질 산 철광석이 철 성분을 62%이상 포함하는 고품질 원자재로 꼽히기 때문이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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