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이냐 '해체'냐 생사 갈림길에 놓인 두산그룹…이번주 채권단에 구조조정안 제출

【 앵커멘트 】
오늘 뉴스 전해드리기 전에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사자성어를 되새겨보게 되네요.
세월이 참 무상하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 가장 오래된 곳인 두산그룹에게 '해체'라는 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룹 주력계열사이자 원전시장의 글로벌기업인 두산중공업이 이르면 이번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에 고강도 자구안을 제출할 예정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에너지정책이 1896년 창업한 두산그룹의 올해 124주년을 어느때보다 무겁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재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는데요.

이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정부의 탈원전 정책 이후 주력 사업인 원전 수주가 뚝 끊기며 수익성과 재무상태 모두 악화일로에 빠진 두산중공업.

지난달 27일 국책은행으로부터 1조원을 수혈 받아 올해 단기차입금 상환 등의 급한 불은 끌 수 있었습니다.

채권단은 현재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구조조정까지 염두에 둔 고강도 자구안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이에 자구안에 포함될 구조조정의 대상은 두산중공업뿐 아니라 그룹 지주회사 격인 ㈜두산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 인터뷰(☎) : 증권업계 / 관계자
- "일단 지금 이야기나오고 있는 곳은 두산솔루스고요. 두산건설도 매각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현금 유동성이 높은 두산솔루스 등 '알짜 계열사'들이 매각 리스트에 거론되고 있습니다.

유기발광다이오드 소재 등을 생산하는 두산솔루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381억 원을 기록하며 미래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매각 방안과 관련해서는 ㈜두산과 특수관계인들이 가진 솔루스 지분 중 51%를 넘기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와 함께 시장에서는 두산퓨얼셀과 두산건설, 두산타워의 매각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증권업계 / 관계자
- "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은 제일 후순위인 것 같아요. (두 회사의) 외형규모가 크고 우량한 상황이니까 되도록이면 거기까진 안 가고 싶어하겠죠."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과 우량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의 지분 연결고리를 끊는 방안도 유력한 시나리오 중 하나입니다.

현재 두산그룹 지배구조는 ㈜두산을 정점으로 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 밥캣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이중 두산중공업을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리해 두산중공업이 가지고 있던 두산인프라코어와 밥캣 지분을 투자회사에 몰아주는 방식입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자구안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채권단과 협의가 이어져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두산중공업의 올해 만기 차입금은 4조2천여억 원 규모로, 이달 말에만 6천여억 원 규모의 외화채권 만기 상환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룹 차원의 대수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자구안의 수위를 둔 두산그룹과 채권단의 줄다리기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매일경제TV 이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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